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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글사이트에서 'Stem cell'로 검색하면 300개에 육박하는 기사가 검색된다. 사진은 <뉴욕타임스> 12월 14일에 보도된 관련기사. 섀튼 박사가 줄기세포 논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현재 구글사이트에서 'Stem cell'로 검색하면 300개에 육박하는 기사가 검색된다. 사진은 <뉴욕타임스> 12월 14일에 보도된 관련기사. 섀튼 박사가 줄기세포 논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미국 언론의 보도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각으로 11월 15일, 섀튼 박사가 황우석 박사와 결별한 소식부터 쭉 다루어왔다. 11월 25일에는 황우석 박사가 난자 매매 문제로 기자회견한 기사를 내보냈으며, 나흘 뒤인 29일에는 한국 사람들이 황 교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최근까지 <뉴욕타임스>의 기본 어조는 아래 12월 4일자 사설에서도 드러나듯 황 교수 논문을 믿고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한국 팀이 난자 기증에 대해 거짓말한 것이 과학 결과물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느냐는 것이다. 아직까지 그런 증거는 없다. 실제로 미국 협력자들과 옵저버들은 한국 연구팀의 성과가 진실된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과학이란 신뢰에 크게 의존한다. 한국팀 연구자들은 다음에 과학 성취물을 내보일 때 아주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오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니콜라스 웨이드 기자가 쓴 12월 10일자 기사 또한 한국의 브릭(BRIC)이 발견한 DNA 지문 불일치 소식을 전하면서도 황 교수팀에 관대한 입장을 유지했다. 웨이드 기자는 위에서 언급한 '불일치'가 "데이터를 조심성 없이 다뤄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기사를 맺었다.

그러나 12월 13일, 섀튼 박사가 "올해 발표된 황우석 박사의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 편지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자체기사를 준비하면서 일단 뉴스통신사인 <에이피(AP)통신> 기사를 내보냈다.

<에이피통신>은 올해 황우석 박사의 논문이 '조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표현을 담고 있는 섀튼 박사의 편지와, 논문이 '잘못됐거나 문제가 있다고' 믿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사이언스>지의 성명을 모두 담고 있다.

그러나 해당기사는 이어 (황우석 교수팀이) 윤리문제를 범하고 사소한 데이터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를 지지했던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제 의견을 바꿨다고 실었다.

"이제, 많은 과학자들이 황 교수에게 복제연구 결과를 독립적 분석가들에게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할 때만이 이제까지 계속되어온 황 교수 논문의 실추된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안 윌머트, 밥 란자, 루돌프 재니치 등 세계 각지의 줄기세포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외부 전문가들이 조사하는 건 필수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조사가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사'는 황 교수팀이 추출했다는 11개 복제 줄기세포의 DNA가 체세포를 기증한 환자들의 DNA와 일치하는지 맞춰보는 간단한 실험이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특히 란자 박사는 "이 실험은 단 몇 시간밖에 안 걸릴 정도로 간단하다"면서 독립된 제3자가 실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적 기관이 실험을 하면 결과를 조작할 수 없다. 이 간단한 테스트가 (지금 일고 있는) 의혹을 잠재울 것이다." 또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데 참가했던 과학자 콜만도 <사이언스>에 똑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제 독립 조사 기관이 나서서 DNA 지문 조사를 하는 건 절대적 필요 사항이 되었다."

황 교수팀, 외국 언론에 '무대응' 일관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논란과 관련, 섀튼 박사는 13일 사이언스 등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대 수의대학에서 개 복제 성공을 발표할 당시의 황우석 박사(가운데)와 섀튼 박사(좌),  이병천 교수(우).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논란과 관련, 섀튼 박사는 13일 사이언스 등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대 수의대학에서 개 복제 성공을 발표할 당시의 황우석 박사(가운데)와 섀튼 박사(좌), 이병천 교수(우).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황 교수팀은 외국 언론의 보도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나온 미국 기사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문구가 있는데, 황 교수의 '무대응'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뉴스를 국내 매체에 전달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황 교수와 연락하려 노력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12월 6일자 <뉴욕 타임스>
"황 박사는 어제 보낸 이메일 질문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 12월 10일자 <뉴욕 타임스>
"황(우석)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 시각으로 아침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에 그의 연구실로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 12월 13일자 <에이피통신>


섀튼 박사도 연락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섀튼 박사는 이 건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으며 피츠버그대 뉴스국을 통해서만 공식 입장을 내보냈다. 그러나 뉴스국은 기자들 연락처를 받아두었다가 섀튼 박사의 편지가 공개되자마자 이메일로 보내줬다.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황 교수팀과는 상반되는 대처다.

난자매매 문제 등으로 비판적 여론 형성

황 교수팀 논란이 확산되면서 캘리포니아 주도 동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줄기세포 및 복제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독실한 보수 기독교 신자인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현 미국 행정부는 배아복제 연구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 복제 연구는 쉽지 않은 여건 하에서 진행돼왔다. 이 가운데 작년에 캘리포니아가 주 예산을 들여 연방정부와 상관없이 주 자체적으로 복제 연구를 추진키로 결정했지만 정치, 종교, 사회적 민감성 때문에 1년 넘도록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터진 '황우석 논란'은 그렇지 않아도 지체되고 있는 캘리포니아 생명공학 산업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로 드러난 '난자 매매' 문제는 연구의 비윤리성을 부각시키면서 이미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2월 13일자에 나이젤 카메론의 글 '한국의 복제 스캔들에서 캘리포니아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실어 우려를 표명했다. 카메론은 유엔에서 생물윤리 자문관을 했던 경력이 있다.

"황(우석)이 (난자 매매를) 사과하고 물러난 후에도 (한국) 정부는 그를 '서양' 가치로부터 옹호하려 애썼다. 그러나 이는 동서양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바로 윤리 문제다... 우리는 과학을 원하고 치료를 원한다. 그러나 여자들 건강과 복지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과학과 치료를 원하지는 않는다."

카메론은 이 글에서 배아 복제가 필연적으로 많은 난자 공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국 못 사는 제3세계 여성들이 위험한 난자 채취 수술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호르몬 투여와 난자 채취 때문에 장기적으로 여자 몸에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에 관한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에 답을 얻기 전에는 캘리포니아 주가 난자 제공자들에게 제대로 정보를 주고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2월 13일자 <사이언스>와 인터뷰한 앨런 콜만도 "황우석 논문이 조작이라면 생명공학 분야는 배아복제 연구가 너무 어렵고 비효율적이라 추구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던 그때로 후퇴할 것"이라며 "이는 이 연구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비난할 거리를 제공하는 셈이다"라고 전했다. 콜만은 싱가포르에 있는 배아줄기세포 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12월 13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나온 아널드 크릭스타인 역시 "올해 출판된 황우석 논문이 철회된다면 논문에 나온 연구가 다시 이뤄져야 하고 그때까지 이 분야의 연구 진전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황우석 논문이 조작으로 드러날 경우 이 연구 분야가 전 세계적으로 공히 입게 될 타격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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