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바다의 관점에서 접근한 바다이야기를 다루는 김준 기자.
바다의 관점에서 접근한 바다이야기를 다루는 김준 기자. ⓒ 심은식
바다는 내 운명

"전공은 사회학이었어요. 88년 졸업을 했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사회 상황이 혼란스러웠죠. 현실에 대한 고민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야할지 생각 많이 했습니다. 결국 공부를 선택해서 필드를 농촌으로 잡았는데 2000년에 들어오면서 농촌이 급격히 피폐하면서 연구자들도 많이 떠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새로운 필드를 모색해야 했습니다. 마침 목포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조교도 하는 동시에 도서문화연구소에서 일하게 돼 이 방향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갯벌을 가다> 표지
<갯벌을 가다> 표지 ⓒ 한얼미디어
시작은 다소 우연이었으나 그의 선택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에게는 현장에 나가는 것이 고된 연구였지만 그는 오히려 바다를 다녀오면 생기를 찾고 건강해진다고 하니 말이다.

10년 넘게 어촌 연구를 하다보니 자신이 어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그분들이 준 지혜, 내가 얻은 지식들을 통해 섬과 섬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었고 마침 오마이뉴스라는 매체가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지난 가을에 덜컥 책을 냈다. <갯벌을 가다>는 고지식한 환경주의도 지루한 과학개론서도 아니다. 그 안에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생명과 문화가 소금기 머금은 바람처럼 스며들어 있다.

바다에서 바다를 보라

그가 말하는 것을 요약하면 '바다에서 바다를 보라'가 된다.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도서지역은 그동안 개발에서 많이 소외되어 있었죠. 그래서 최근에 많이 관심을 갖고 개발하지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요. 단순히 경제 논리를 적용시키는 것이 우선 문제인데 관광객이 찾아와서 생기는 이익은 주민과 어민에게는 큰 보탬이 되지 않거든요. 현지인들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말이에요. 시설물, 다리 등도 당장 보기에는 큰 발전처럼 느껴지겠지만 관광객이 와서 정작 주민들에게 남는 것은 쓰레기에요. 일부에서는 체험관광 등이 유행인데 갯벌을 잘 모르니까 오히려 훼손하는 게 많아요. 생업에 대한 방해일 뿐이에요."

김준 기자의 손-김준 기자의 기사에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생명과 문화가 소금기 머금은 바람처럼 스며들어 있다.
김준 기자의 손-김준 기자의 기사에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생명과 문화가 소금기 머금은 바람처럼 스며들어 있다. ⓒ 심은식

바다에 다녀오면 오히려 피로가 풀리고 몸이 좋아진다는 김준 기자. 바다는 정녕 그의 운명인 모양이다.
바다에 다녀오면 오히려 피로가 풀리고 몸이 좋아진다는 김준 기자. 바다는 정녕 그의 운명인 모양이다. ⓒ 심은식
이 모두 바다의 관점이 아니라 육지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체험이 아니라 관찰을 위주로 진행해야 하고 체험은 전문가를 동반하거나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는 개발을 반대하는 것일까? 그는 자신이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개발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육지에서 했던 도시계획을 그대로 적용시키지 말고 섬의 생태 특징과 문화를 고려해 개발해야한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이번 책이 전라도 갯벌만 다룬 것이라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후에는 다른 지역의 갯벌도 아우르며 갯살림을 좀 더 천착해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역의 소장 연구자들과 함께 자원, 생태 등에 대해 기록성에 비중을 두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처럼 전라도 지오그래픽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비쳤다. 그의 바람냄새 바다냄새 나는 글들이 또 한번 우리를 풍성하게 채워주기를 바라본다.

김준 기자는 누구?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 전남대학교에서 '어촌연구'로 학위를 받았으며 1992년부터 섬과 바다를 다니며 어민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도서와 연안지역의 문화자원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어촌사회의 변동과 해양생태》 《다도해사람들 - 사회와 민속》(공저)《해조류 양식 어촌의 구조와 변동》(공저) 등이 있으며 <어촌사회의 구조와 변동> <어장공동이용의 변화와 어민의 합리성> <생태환경의 변화와 파시촌 어민의 적응> <시장개방과 서남해안 천일염전 생산구조의 변화> <어장환경의 변화와 어민의 적응> <환경축제의 실태와 가능성> <어촌지역 작업조직 운영과 변화> 등의 어촌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평생을 어부로 살아야 하는 갯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갯벌이 파괴되지 않고 지속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