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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겨울바다 펭귄수영대회가 열렸다. 새해의 소망을 추운 겨울바다에서 빌었다.
새해 첫날,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겨울바다 펭귄수영대회가 열렸다. 새해의 소망을 추운 겨울바다에서 빌었다. ⓒ 김동식
새해 첫날, 찬바람이 부는 제주도 중문해수욕장에서는 이색체험축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보기만 해도 차가운 겨울바다 속으로 한바탕 뛰어드는 진풍경이 펭귄수영대회에서 펼쳐졌다. 올해로 일곱 번째 치러진 이 새해맞이 축제는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서귀포시관광협의회(회장 홍명표)가 진행을 맡았다.

새해 새 출발은 혹한의 겨울바다에 도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새해 새 출발은 혹한의 겨울바다에 도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 김동식
오전 11시 무병장수 기원제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풍물패 공연,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풍선 날리기, 감귤즙 웰빙맛사지, 씨름왕 선발전, 고구마 구워먹기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힘찬 만세삼창으로 새해 결의를 다지는 사람들.
힘찬 만세삼창으로 새해 결의를 다지는 사람들. ⓒ 김동식

"아무리 힘들더라도 2006년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아무리 힘들더라도 2006년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 김동식
낮 12시 30분. 드디어 출발신호가 중문해수욕장에 울려 퍼졌다. 하늘까지 맞닿은 겨울바다 속으로 '풍덩~' 몸을 날리는 순간 파도 위로 하얀 물보라가 피어올랐다. 혹한의 바다 추위도 참가자들의 뜨거운 함성 앞에서는 맥을 못 추렸다.

우리는 저 세찬 파도를 넘어 희망의 미래로 갈 수 있을까.
우리는 저 세찬 파도를 넘어 희망의 미래로 갈 수 있을까. ⓒ 김동식
개구쟁이들이 더 신났다. 바다에 뛰어들지 못한 부모들은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면서도 아이들에게 손 흔드느라 여념이 없다. 추위에 떨던 사람들도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속에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순위와 기록을 재는 경기가 아니어서 부담도 없다. 제한시간 30분이 못내 아쉬운 듯 물살을 가르는 '펭귄'들의 몸놀림이 바빠졌다.

수영이 끝났지만 1000여명에 이르는 '펭귄'들의 얼굴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빛'으로 가득했다. '혹한의 추위도 견뎠는데 병술년 새해에는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겠다'는 각오가 서려 있다. 모래밭에서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 겨울의 낭만을 즐기느라 시간을 잊어 버렸다. 또 직장·단체들은 삼삼오오 모여 결의를 다지는 함성과 함께 병술년의 힘찬 출발을 기원했다.

겨울바다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한 해를 시작하는 사람들.
겨울바다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한 해를 시작하는 사람들. ⓒ 김동식

제주전통음식인 '몸국'이 부글부글 끓고, 사람들의 가슴에도 희망이 불 붙는다.
제주전통음식인 '몸국'이 부글부글 끓고, 사람들의 가슴에도 희망이 불 붙는다. ⓒ 김동식
중문해수욕장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색달마을회는 참가자 모두에게 현장에서 삶은 '몸국'과 흑돼지고기, 막걸리를 대접해 정겨운 잔치 분위기를 돋우었다.

"복 많이 받고, 많이 드시다 갑써."

추위에 떨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준 새해 첫 음식에는 훈훈한 인정이 수북히 담겨 있었다.

2006년에는 모두가 훈훈한 인정을 나누는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2006년에는 모두가 훈훈한 인정을 나누는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 김동식

몸국을 떠 주는 서귀포시 색달마을 아주머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몸국을 떠 주는 서귀포시 색달마을 아주머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김동식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관계자는 취재기자들에게 "겨울바다 펭귄수영대회는 일종의 극기 체험이자 상식의 틀을 벗어나는 독특한 겨울체험 관광 이벤트"라고 말했다.

새해 첫날 백사장에서 먹는 몸국이 맛있습니다.
새해 첫날 백사장에서 먹는 몸국이 맛있습니다. ⓒ 김동식
묵은 해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희망찬 새해 소망을 담은 5색 풍선이 하늘 높이 훨훨 날아갔다. 참가자들은 1년 뒤를 기약하며 서로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짜릿한 추억과 감동을 안고 돌아갔다.

백사장에는 축복이라도 내린 듯 소리없이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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