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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얼굴의 수진이
수줍은 얼굴의 수진이 ⓒ 이선미

힘들어하는 지민이
힘들어하는 지민이 ⓒ 이선미
겨울방학을 맞아 꾸러기공부방(춘천시 후평2동) 아이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현장 활동을 합니다. 현장 활동은 문화체험과 나눔 실천을 내용으로 합니다. 금요일 하루는 오후 내내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축구를 하거나 팽이치기를 하거나 같이 영화관에 가거나… 가장 중요한! 연탄 배달을 하는 날입니다.

애초 매주 연탄 배달을 하기로 했는데, 연탄은행과 공부방 시간표가 잘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때가 있어 나머지 시간에는 문화활동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연탄 배달에 참여해서 고학년 아이들은 베테랑 수준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 친구들은 연탄 한 장 배달하기 전에 벌써 검둥 얼굴이 되어있습니다.

컴퓨터게임과 운동장에서 노는 걸 가장 좋아하는 재민이도 연탄 두 장을 들고 힘을 씁니다. 재민이 얼굴을 보니 연탄 여섯 장은 든 것 같은 얼굴입니다.

지선이는 역시 맏언니답게 배시시 웃으며 연탄 4장을 거뜬히 듭니다. 평소 책임감 강하고 말수가 적은 지선이는 무슨 일을 하든, 소리소문없이 일을 잘 해내고는 합니다.

괴력의 성균이
괴력의 성균이 ⓒ 이선미
힘쓰는 재민이
힘쓰는 재민이 ⓒ 이선미

계단오르는 아이들
계단오르는 아이들 ⓒ 이선미
수진이는 공부방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연탄 배달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소박하게 웃는 수진이 얼굴을 보니 연탄배달 일이 재미있어 보입니다.

연탄을 배달할 때 아이들이 겁내는 것은 역시 '안전 배달'.

계단을 오르거나 빙판길을 지날 때면 한장 한장 가슴에 품고 꼭 안고 가는 것이 마치 갓난아기를 안은 듯 조심스럽습니다.

이 날 아이들이 배달한 연탄은 400장. 할머니, 할아버지 네 가구의 방을 따뜻하게 데울 연탄들이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계속 이어지는 연탄 배달이 아이들에게도 이제는 일상생활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은 큰 마음과 눈에 띄는 실천이 아니라, 바로 생활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고 있는 듯합니다.

추운 겨울, 모쪼록 우리 지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추위 걱정 없이 따뜻하게, 무사히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의젓한 지선이
의젓한 지선이 ⓒ 이선미
베테랑 태영이
베테랑 태영이 ⓒ 이선미

단체사진 한 컷
단체사진 한 컷 ⓒ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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