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최대 재래시장이라고 불리는 서문시장이 화재 후유증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4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임시대표를 포함해 각 정당 대표들이 줄줄이 서문시장을 방문해 대책마련 강구와 화재 상황을 보고받느라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
대선 때마다 대통령 후보자들이 서민들의 민심 파악과 한 표를 부탁하기 위해 들리던, 서민들의 애환과 꿈이 서려있는 재래시장에 때 아닌 정치인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는 셈.
대구를 방문한 각 당 대표들은 의견은 분분했지만 당정 협의를 통해 '국민성금 모금', '특별재난구역 선포', '세금감면', '재정지원' 등의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에 피해상인들은 "정치인들이 공약만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화재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해 달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상황은 절박하기만 하다.
화재로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상인들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시장을 찾는 각 정당의 대표들에게 눈물어린 호소도 해보고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한다.
상인들이 화재로 검게 그을린 상점을 돌아보면서 한 개라도 건져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과 힘겹게 화재현장에서 찾아낸 물건들을 싼값에 처분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갈 곳마저 잃어버린 상인들은 시장을 찾은 정치인들에게 대책마련 호소와 함께 특별재난구역 지정을 요구하며 연일 농성을 펼친다.
한편 상인들은 이번 화재가 "늦장대처로 불이 커진 관재이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고 화재에 따른 피해액 산출에서도 소방당국과 상인들 간에 견해 차이도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를 잃게 된 상인들은 대구시와 정부에 조속한 시일 내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대체상가 마련을 호소하고 있으나 상인들 간의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