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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찾아내는 탐사보도 전문기자 정희상의 <대한민국의 함정>

▲ 정희상 <대한민국의 함정> 앞표지
ⓒ 은행나무
'김형욱 암살 사건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사적 진실규명을 위해 천보산 조씨의 고백과 국정원 신씨의 고백은 제3의 기관에서 재조사되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자가 있다. 탐사보도 전문 정희상 기자다.

소설가 김훈씨의 말을 빌리면 '사실(fact)을 다루어낼 줄 아는 기자들이 점차 멸종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정희상 기자는 한국 언론의 소중한 존재'. 시사월간지 <말>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에서 기자, 팀장, 취재부장을 역임하고 2005년 현재 <시사저널>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 정희상 기자의 한국 현대사 X파일'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대한민국의 함정>(2005년 10월 26일 은행나무 펴냄). 이 책에서는 모두 여섯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난공불락의 성역, 군 의문사를 공론화하다' -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 7년 추적기
'양민 학살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는 날 머리를 자르리다' - 56년 만에 울리는 문경주민의 진혼곡
'김형욱은 파리 근교 양계장에서 내가 살해했다' - 특수 공작원 천보산의 암살 고백
'누구보다 뜨거운 불꽃같은 삶을 살다' - 히로시마 피폭 2세 김형률의 삶과 죽음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었다' - 양심선언 현준희의 10년 투쟁 기록
'매국 장물의 사유재산권도 보장해야 하는가' - 친일파 후손의 조상땅 찾기 13주년 추적기


사실을 밝혀내려는 정희상 기자의 집념을 읽으며 동시에 펜의 진실한 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탐사보고서.

'거리의 아이들' 사회 문제 다룬 <세 자매 탐정단>

▲ 아카가와 지로 <세 자매 탐정단> 앞표지
ⓒ 이레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었다. 아카가와 지로의 <세 자매 탐정단>(2005년 11월 30일 이레 펴냄)이다. <유치하고 무서운 연애 살인사건>과 <네 명의 죽은 자와 마지막 살인>과 <거리의 아이들 대학살 계획>, 이렇게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틀 동안 한 권을 다 읽었다. 내가 읽은 것은 <거리의 아이들 대학살 계획>이다. 세 권 가운데 먼저 그것을 선택한 것은 사회적인 성격이 강한 내용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거리의 아이들 대학살 계획>은 일본에 있는 '거리의 아이들'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거리로 나앉은 어른들을 '노숙자'라고 한다면 거리로 나앉은 아이들을 '거리의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A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자 국가의 특수한 임무를 띤 공안원이 '거리의 아이들'을 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야쿠자를 동원, 대학살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세 자매의 둘째인 유리코의 애인 구니토모 형사의 활약으로, 특수 임무를 띤 칼잡이 야쿠자들은 '거리의 아이들'을 학살하기 일보 직전에 모두 체포된다. 주된 줄거리는 이것이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 잇달아 벌어지는 살인사건들은 읽는이의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상업소설이라며 추리소설을 본격소설과 구분하여 내려다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만한 주제를 가지고 이처럼 자연스럽게 꾸려내는 추리소설이라면 굳이 본격소설과 구분지어 볼 필요도 없다. 우수한 추리소설 한 편이, 잘 되지도 않았는데 어려운 것처럼만 보이는 본격소설 한 편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소설이다.

<대한민국의 함정> 중에서 ‘김형욱은 파리 근교 양계장에서 내가 살해했다’가 실제 특수공작 세계의 진실을 파헤쳐나간 글이라면, <거리의 아이들 대학살 계획>은 있을 만한 특수공작의 세계를 추리소설 장르로 다루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함정 - 탐사보도 전문 정희상 기자의 한국 현대사 X파일

정희상 지음, 은행나무(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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