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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마리 무리지어 먹이활동 중인 재두루미
ⓒ 이현상
황혼녘 붉게 물드는 홍도평은 김포 8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한때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던 곳이다. 지금은 복합영농으로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되고 영농 기계화로 농로와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 그 옛날 평야의 광활함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깝게 다가가면 옛 정취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재두루미가 찾는 김포 홍도평은 옛부터 철새들에게는 낙원이었다. 한강 하구와 이어진 넓은 평야 지대인 김포는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홍도평에는 한강 제방이 축조되기 전, 그러니까 지금의 제방도로가 없던 시절 한강물이 넘나들었다. 지금도 한강으로 흘러가는 걸포천이 홍도평 주위를 흐르고 있다.

▲ 재두루미와 황오리
ⓒ 이현상
김포의 역사학·인문학적 고찰은 한강 하구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제방도로가 없었을 때 홍도평에는 강 하구라는 지리적인 특성으로 퇴적층이 생성되고 갯벌이 형성됐다. 홍도평을 처음에는 '紅鳥坪'이라고 불렀다 하니 아마도 갯벌에서 자생하는 붉은 색의 칠면초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한다.

강 하구의 퇴적층은 기름진 옥토를 만들어 오늘날 고품질을 자랑하는 김포쌀의 환경요인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벼와 보리 등 추수가 끝난 농경지에서의 낙곡을 주식으로 하는 철새들이 모여들었다.

현재의 지명 홍도평(鴻島坪)의 한자를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홍도평(鴻島坪)의 홍은 큰 기러기 '鴻'자다. 지명에서부터 김포가 아주 오래된 철새 도래지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홍도평에 나가면 재두루미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식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그들은 오늘도 불평 없이 '생존'하고 있다.

▲ 텃새화된 왜가리
ⓒ 이현상
왜가리

몸길이 91∼102cm의 대형조류. 크기와 색상이 재두루미와 비슷하지만 왜가리는 날 때 목을 S자 모양으로 굽힌다. 반면 재두루미는 목과 다리는 쭉 뻗어 날아간다. 비교적 흔한 여름 철새인데 번식이 끝난 일부 무리는 텃새화되어 겨울을 나기도 한다. 겨울철 홍도평에서 볼 수 있는 왜가리가 텃새화된 왜가리이다.

▲ 황오리. 흰 날개깃이 아름답다.
ⓒ 이현상
황오리

몸길이 약 64cm. 몸 전체가 누런 황갈색이지만 날개 털깃은 흰색이다. 날 때에는 흰 날개 털깃이 더욱 뚜렷해 누런 황갈색과 흰색이 대비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 홍도평에서 먹이활동 중인 황오리
ⓒ 이현상
황오리는 다른 철새 도래지에서는 그리 흔한 철새는 아니지만 김포와 강화도에는 매년 1000여 마리 정도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홍도평에서는 재두루미가 먹이활동 중인 곳 부근에 내려앉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쇠기러기
ⓒ 이현상
쇠기러기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한 철새로 이마의 흰색 무늬와 분홍색 부리, 선명한 오렌지색 다리가 특징이다. 홍도평보다는 사람의 발길이 뜸한 제방도로 너머 농경지와 한강습지에 수백 마리씩 무리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붉은머리오목눈이
ⓒ 이현상
붉은머리오목눈이

흔히 뱁새라고도 하는 텃새이다. 몸길이 약 13cm의 작은 새로서 관목이나 풀숲에서 지내며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활발하게 활동한다. 홍도평 일대의 풀숲에서 숨박꼭질을 하듯이 날아다니는 뱁새를 볼 수 있다.

▲ 무리지어 노는 참새떼
ⓒ 이현상
참새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친근한 텃새이다. 너무 흔해 관심을 못받지만 그들의 노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 마음마저 가벼워진다. 겨울철에는 수십 마리씩 무리 생활을 한다. 걸포천을 따라 자생하는 갈대숲에 수십 마리씩 모여 날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쥐 사냥에 성공한 족제비
ⓒ 이현상
족제비

걸포천 부근에는 족제비도 가끔 관찰된다. 수컷은 몸길이 32∼40cm, 암컷은 25∼28cm로서 몸전체가 황적갈색이다. 쥐, 뱀, 개구리, 조류 외에 귀뚜라미, 메뚜기, 여치 등의 곤충들도 잡아먹는다.

덧붙이는 글 | 보다 많은 김포 재두루미 사진은 기자의 홈페이지 www.iskra.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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