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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무주택 가정 위한 아파트 반값 공급 정책을 펴겠다.'
'연기금을 사용해 2억 짜리 토지를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받을 경우 분양자가 월 100만원의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반값' 아파트를 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 출마자 간 설전이 뜨겁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30~40대 무주택 가정 위한 아파트 반값 공급 정책'을 발표했고, 역시 서울시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이에 대해 즉시, "아파트 반값 공약이 서민 우롱하는 기만행위"이고 "경제적으로도 타당성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하여,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표한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시장후보 출마자 간에 단순한 '반값' 논쟁으로만 확산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으나, 적어도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경제를 전혀 알지 못하는 방안이다"라고 논박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 및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확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나 비교가 편리하도록 이계안 의원이 반박에 대한 근거로 사용한 예를 요약하자면, 분양면적 32평 아파트의 경우 건물분은 제외하고 땅값이 2억2천만원, 계산하기 쉽게 2억원이라고 할 때 6% 이자율을 적용하면 연간 임대료가 1200만원, 따라서 매달 100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이계안 의원의 계산은 임대료 계산이 아니라, 단순히 땅값 2억원을 연리 6%로 은행에 맡겼을 때 월 100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아무런 의미도 없다.

보통 땅값과 임대료 간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존재한다.

(땅값 × 이자율)① = 임대료② + (땅값 × 예상 토지가치 상승률)③

이계안 의원이 임대료라고 오해한 부분이 ①에 해당하는 땅값에 대한 이자인데, 실제 임대료는 바로 ②이다. 그리고 분양 아파트의 토지 가치는 상승할 것이 예상되는 것을 감안할 때 ③의 값은 '0'보다 클 가능성이 매우 크며, 임대료가 땅값에 대한 이자보다 높지 않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계안 의원이 연간 임대료로 제시한 1200만원은 땅값에 대한 이자이며 토지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국면에서 실제의 임대료는 연간 1200만원, 즉 월 100만원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중요한 사실을 시사하는데,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에서 입주자가 공공기관에 납부하는 임대료가 '토지 및 건물 전체분양' 방식을 통해 아파트를 공급할 경우 입주자가 금융기관에 납부하는 토지에 대한 이자보다 높지 않으므로 입주자의 부담이 줄어듦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전술한 땅값과 임대료 간의 관계를 다시 정리해 보면,

임대료 = 땅값 × (이자율-예상 토지가치 상승률)

이 되고, 이를 감안해서 다시 임대료를 계산해 보면, 예상 토지가치 상승률은 보통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경제성장률 정도라고 생각할 때 4% 내지 3% 정도라고 감안하면, 월 임대료는 33만원에서 50만원 정도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한 계산이 된다.

앞의 내용과는 별도로,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이계안 의원이 제시한 내용은 전술한 바와 같이 땅값에 대한 이자지만,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에서 논하는 것은 임대가치에 관한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전세금이 보통 매매가격의 50 내지 60% 정도가 되는 것처럼 토지에 대한 월세도 땅값에 대한 월 이자 100만원의 50 내지 60%인 50 내지 60만원 정도가 된다고 보는 것도 타당한 방법이다.

또, 임대료를 택지비의 구성요소인 택지조성비로만 계산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앞의 두 방법에 비해 임대료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택지조성비와 아파트의 토지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 임대 가치를 모두 환수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기본 취지를 완벽하게 살리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기는 하다.

이와 같은 모든 내용을 감안해 보면,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에 대한 이계안 의원을 비롯한 일부의 주장은 '땅값에 대한 이자'와 '임대료'를 구분하지 못한 데에서 온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홍준표 의원의 정책 발표도 이계안 의원의 발언처럼,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홍 의원이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맹형규 의원이 의원직까지 사퇴한 것에 충격을 받'았거나 그런 추측을 불러 일으킬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의 핵심 철학이나 본질적 내용이 강조되기보다는 지나치게 극적인 방식으로 호도된 부분은 지적받을 만하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실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토지 및 건물 전체분양' 방식하에서 아파트를 새로 장만하려고 하면 분양 당시에 엄청난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금액의 대출이자를 감안하면서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이마저도 힘들면 결국에는 구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니면 정반대로 '토지와 건물을 모두 공공임대'하는 방식을 따르면 토지와 함께 임대할 필요가 없는 건물까지 임대해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건물은 쉽게 낙후되며 최초의 정책 의도와는 달리 심하면 일종의 빈민가가 형성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반면에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의 진정한 장점은 우선 분양 당시 목돈마련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게 되고, 금융기관 대출이자보다는 싼 토지임대료를 지불하는 데 있다. 세간에 일어나고 있는 논쟁의 핵심인 '반값', 즉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게 되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인 것이다.

또한 이런 방식이 보다 일반화되면 토지와 건물은 근본적으로 달라서 토지가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건전한 상식이 사회에 퍼지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준표 의원은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며 '토지공공임대 건물민간분양' 방식을 핵심 정책으로 천명한 만큼, 쉽게 부각되는 부분만 지나치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핵심 효과와 사상에 중심을 두고 꾸준하게 진행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반대편 입장에 선 후보 측에서도, 정당의 본질상 후보 간의 정책 대결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겠으나, 유권자들이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상대방 주장의 핵심 내용은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응하기 바란다. 그리고 상대방만을 보고 모든 것을 함께 비판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정책, 그 둘을 분리해서도 판단할 수 있는 해안도 동시에 요구된다고 하겠다.

덧붙이는 글 | 조영민 기자(ymcho82)는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에서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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