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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이력을 들여다보는 마을 주민(전시작).
연지곤지 찍고 시집 장가가는 모습, 쟁기질하다 짬을 내 선거 출마자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농부…. 마을 주민들이 옛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마을회관에 전시하는 이색 사진전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전남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이장 김범훈) 마을회관. 건물 외벽에 걸린 대형 천에 실사(實寫)된 수십여장의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다. 도장리 농우회(農友會)에서 주최해 <도장골 사람들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지난 28일부터 마을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회관 안으로 들어서자 벽면에는 수백여 점의 크고 작은 사진들이 20여개의 소주제별로 분류돼 낯선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큼직한 판지에 '마을 풍경' '마을 사람들' '일' '수해' '흥겨운 잔치' '동심' '청춘' '군대 가봤나?' '교회' '가족' '인물' 등 10여장씩 묶어서 밑에는 그럴싸한 사진 설명을 곁들여 놨다.

군복무 시절 50년대 빛바랜 사진, 60년대에 쌓아놓은 쌀가마 앞에서 흐뭇한 표정을 짓는 할머니들, 70년대 초가지붕을 개량하는 등 새마을운동 당시 모습을 보면 금세 옛 추억에 젖게 한다.

주민들은 89년 대홍수 때 울력하는 모습과, 도장리 주민들의 민속놀이인 '도암밭 노래'를 남도문화제에서 경연하는 모습을 보며 옛 생각에 잠겼다.

▲ 마을 주민들이 사진에 나온 가족을 가리키며 추억에 잠겼다.
ⓒ 최연종
▲ 김범훈 도장리 이장이 옛 사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최연종
김범훈(69) 도장리 이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젊었을 적을 돌이켜 보며 세월의 덧없음을 새삼 느꼈다"며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삶을 되새겨 봄으로써 가정의 화목을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김성인(48) 도암역사문화연구회장이 제안하고 농우회가 주최가 돼 가가호호 돌면서 사진을 모았다. 천태초등학교에서 원본 사진을 스캔하고 사진작가의 자문을 받는 등 주변의 도움도 받았다.

▲ 마을 사람들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도장리 마을회관 내부 모습.
ⓒ 최연종
"설날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는데 의외로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고향에 대한 사랑은 물론 마을의 역사를 뒤돌아보는 좋은 기회였지요."

김성인 도암역사문화연구회장은 "오는 추석 때는 사진을 더 확대 전시하는 등 사진전을 짜임새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한다. 디카 콘테스트도 곁들여서 좋은 사진을 내 놓은 주민들에게 콩 등 친환경 농산물을 상품으로 주는 등 마을 축제로 확대해서 열겠다는 것.

▲ 도장리 마을회관 외벽에 걸린 사진들.
ⓒ 최연종
이번 사진전은 특히 도장리 주민들의 오랜 전통인 설날 합동세배와 널뛰기, 윷놀이,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와 함께 어우러져 의미를 더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남도뉴스(http://www.namdonews.co.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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