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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마라 해에 정박한 배가 많이 보인다
마르마라 해에 정박한 배가 많이 보인다 ⓒ 이태욱
앞문으로 나가니 한국산 자동차가 보인다. 그것도 앞뒤로 둘씩이나 보인다. 기쁘다. 밖으로 나오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우리나라 차만 봐도 그저 반갑다. 우리나라 상품을 선전하는 간판만 봐도 가슴이 뿌듯하다. 그래서 길거리로 나서면 차나 간판을 관찰하다가 우리나라 차나 광고판이 나타나면 얼른 보라고 옆 사람을 다그친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앞뒤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앞뒤로 보인다 ⓒ 이태욱
오늘은 비잔틴 제국의 최고 걸작품인 성 소피아 사원을 둘러보는 날이다. 이스탄불의 옛 이름은 콘스탄티노플이다. 그 전의 이름은 비잔티움이다. 이스탄불 역사는 기원전 7세기 중엽(지금부터 2700년 전)부터 시작된다. 비자스 장군의 지휘아래 그리스의 식민 도시로 설립되어 그의 이름을 따 '비잔티움'이 되었다.

지정학적인 장점 때문에 도시는 얼마 안가서 크게 확장되었다. 그러다가 기원전 513년에는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에 의해 점령당했고 기원전 407년에는 아테네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로마가 부흥하자 그 예속도시가 되었으며 330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콘스탄티노플'로 바뀐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이 도시를 더욱 크게 확장하여 330년 5월에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을 지었다.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최초로 기독교를 공인하였고 391년에는 이 곳의 공식 종교가 되었다.

395년 게르만의 침략으로 로마가 동서로 분열하자 콘스탄티노플은 동로마(비잔틴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서로마 제국이 476년에 멸망했을지라도 동로마 제국의 영화는 계속되었다. 전성기의 로마제국에는 못 미친다 해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때 비잔틴 제국의 영토는 서쪽으로는 지브롤터 해협에서 동쪽으로 페르시아와의 경계까지, 북으로는 이탈리아에 접한 알프스 산맥에서 남으로 나일 강 상류에 까지 미쳤다. 이 때에 성소피아 사원을 비롯한 많은 건물들이 건축되었다.

성소피아 사원은 외관이 화려한 불루 모스크 등에 비해 건축물의 붉은 빛이 바랜 듯하다. 약간은 초라한듯하다. 한번쯤 실망을 해도 괜찮을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물게 묶어둔 소지품을 다 풀어 검색대를 통과하게 하고, 몸을 수색하고, 사진을 찍지 말라는 등 귀찮게 하여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겉보기는 우중충해 보여도 내부는 무척이나 화려한 성 소피아 사원
겉보기는 우중충해 보여도 내부는 무척이나 화려한 성 소피아 사원 ⓒ 이태욱
입구를 통과하자 그러한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그냥 입이 딱 벌어지고 탄성만 나왔다. 비잔틴 문화의 최고 건축물이라는 명예가 그냥 얻어진 게 아니었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는 이 성당이 완성된 후 '솔로몬이 이룩하지 못한 것을 짐이 완성했도다'라고 외쳤다는 의미가 절로 이해되었다.

기둥을 받치지 않고 올린 중앙 돔의 높이가 55.6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아파트 높이로 대충 계산해보니 20층 높이다. 터키는 지진이 많은 나라이다. 얼마나 잘 지었으면 이게 1500년을 버티고 있단 말인가?

현지어로 아야 소피아(Aya Sophia)라고 불리는 이 건축물은 477년 간 회교 사원으로 쓰이다가 터키의 초대 대통령 아타투르크가 박물관으로 지정한 이후 오늘에 이르렀다. 현존하는 교회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지은 두 천재적인 건축가는 수학자인 안테미우스와 기하학자인 이시도르였다. 건축물을 짓는데 수학자가 투입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나도 같은 수학도로서 감회가 깊었다.

성 소피아 사원 내부는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릴수 없다. 그래서 사진이 어둡다
성 소피아 사원 내부는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릴수 없다. 그래서 사진이 어둡다 ⓒ 이태욱
기원전 8세기에 로마를 건국한 사람의 이름은 로물루스이다. 로마 제국이 망할 때 황제의 이름도 로물루스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동로마제국의 세운 자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이다. 멸망할 때 황제 이름 역시 콘스탄티누스이다. 콘스탄티누스 11세 때인 1453년 5월에 멸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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