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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14권 앞표지
ⓒ 일송북
먼저 박덕규 교수의 지치지 않는 건필에 박수를 보낸다. 그가 마침내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전 14권(2005년 11월 1일~2006년 2월 17일 일송북 펴냄)을 완간한 것이다.

각 권은 아담하지만 한 데 모아 놓으니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다. 물론 중국 역사를 제대로 그려내자면 수십 권으로도 모자랄 것이요 다 읽어낼 시간을 벌기도 마땅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간추려진 중국 역사 이야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왕조별로 나누어 그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딱딱한 역사서에서 탈출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씌어져 있다.

각 권에서 다루고 있는 시대는 이렇다.

1권 춘추시대, 2권 전국시대, 3권 서한시대, 4권 동한시대, 5권 삼국시대, 6권 서진과 동진, 7권 남북조시대, 8권 수나라 당나라, 9권 북송과 요나라, 10권 남송과 금나라, 11권 원나라, 12권 명나라(상), 13권 명나라(하), 14권 청나라

이처럼 이 책은 춘추시대부터 중국 역사의 뚜껑을 열고 있다. 국내에서 발간된 중국 역사책이 대부분 춘추시대 이전의 중국사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다. 사가(史家)들이 정사(正史)라 보지는 않지만, 3황5제 시대부터 요순시대를 지나 하, 상을 거쳐 주왕조에까지 이르는, 기원전 4000년부터 기원전 700년대까지의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기존의 중국 역사책들은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저가 춘추시대부터 써놓았기 때문에 편저자는 그것을 존중하여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편저자는 이 책을 “중국 역사를 한 줄에 꿰어서 읽고 싶은 독자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이라고 하였다. 더불어 “중국사 속에서 명멸해 간 인물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확인할 수도 있고, 우리가 상식을 통하거나 역사 공부를 통해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의 개요나 제도와 언어의 유래 등을 빠짐없이 훑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효한 책”이라고 하였다.

더욱이 각 권 별로 시대 구분이 정확히 되어 있기 때문에, 순서대로가 아니라 먼저 필요한 대로 각 권을 뽑아 보아도 괜찮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혼란한 세상을 등지고 죽림에 모여 문학을 사랑하고 술과 바둑과 거문고를 즐긴 일곱 사람의 지식인, 즉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행적을 6권에서 찾을 수 있고, 중국 최고의 두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선(詩仙) 이백과 시성(詩聖) 두보의 면모, 소설 <서유기>의 실제 인물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불경과 불상을 가져온 이야기 등을 8권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빈부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농민봉기를 일으킨 왕소파, 청렴 강직한 목민관의 모범으로 널리 알려진 범중엄과 포청천의 이야기를 9권에서 찾을 수 있고, 한국 유학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주자학(성리학)의 창시자 주희의 인간적 풍모와 업적을 10권에서 느낄 수 있다.

천하를 주름잡던 원나라가 내재한 온갖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채, 100년도 채 되지 않아 여러 지방에서 일어난 홍건군(홍건적)에게 휘둘리다가 주원장이 이끄는 한족(漢族) 반란군에 멸망하고 마는 이야기를 11권에서 읽을 수 있다.

편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고대로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나라가 중국이라는 데 대해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 때로는 침략국으로 때로는 동맹국으로 때로는 조공 받는 국가로 지내왔으며, 일제의 침략 시대와 냉전 시대를 거쳐 세계화 시대에 이른 지금까지도 그러한 면모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은 중국과의 상호 관계에 대해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거듭 숙지하고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라다. 당연히 중국을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중국 역사를 알아야 한다. 한중이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탄생한 이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책을 통해 중국 역사의 큰 흐름을 파악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머리말에서


중국의 역사는 1980년대 중반부터 내가 쓰고 싶었던 소설 소재 중 중요한 한 획이었다. 그런데 한국 작가의 윤문에 의해 이렇게 역사 이야기가 출간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장르는 다르지만 닮은꼴의 범주에서 벗어날 자신이 설 때 비로소 집필 의욕이 다시 생기지 않을까 싶다.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이야기 1 - 춘추시대

박덕규 지음, 일송북(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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