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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세상 이철종 대표. 그는 "한국식 사회적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함께 일하는 세상 이철종 대표. 그는 "한국식 사회적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 오마이뉴스 김호중
이철종 대표에게 "사업을 하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절대 덤핑은 안 합니다."

이 대표가 말하는 덤핑은 일종의 음성적인 거래다. 공공기관 청소업무의 경우 학연, 지연을 통해 용역업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커미션이 오가고,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인건비는 낮아지고, 청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소업에 종사하는 인원이 70만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 분들 가운데는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간혹 저희한테도 일거리를 따줄 테니 커미션을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커미션→저임금→취약계층양산, 그 악순환을 저희가 반복하긴 싫습니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야죠."

교육과 공적 시장

청소도 아이템이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이철종 대표의 지론이다.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 올해 전담자를 1명 더 보강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서다.

참여자 수준에 맞는 이론과 실습 교육이 병행된다. 이론 교육 자료가 마땅치 않아 외국 사이트를 참조해 우리 실정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 파주에 있는 교육장에 바닥재를 종류별로 준비해 놓고 청소방법이나 특수청소기기 사용을 직접 실습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일하는 세상' 홈페이지 나와있는 실적을 보면 유난히 공공기관이 많다. 학교, 시청, 보건소, 종합체육관, 도서관…. 정부나 지역사회 내의 공공기관과 협력전략을 잘 맺은 탓이다. 사회적 기업이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공적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참여와 경쟁

'함께 일하는 세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자부심까지 충만하다. 그 동력은 참여다. 회의를 통해 함께 결정하고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본사는 사업본부체계로 굴러가고 지점별 대표자회의→사업운영위원회→이사회→총회를 통해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의사 결정구조가 너무 복잡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철종 대표는 "빠른 결정이 필요한 일은 사업본부가 추진하고 향후 추인을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대신 책임을 묻는다"고 설명했다. 본사 사업본부에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함께 일하는 세상' 지점별 대표자 회의는 현장의 사례를 공유하면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서로에게 자극과 경쟁요인을 유발시키는 자리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분들이 실무를 하면서 느끼는 문제들에 대해 서로 조언을 하면서 지점별로 자연스럽게 '더 잘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소개했다.

유럽식? 미국식? 우리는 한국식!

"사회안전망이 어느 정도 갖춰진 유럽, 또는 기부 문화가 정착돼 있고 NPO(비영리조직)가 잘 갖춰진 미국, 어느 곳도 우리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봐요. 사회적 기업에도 한국식이 필요합니다."

이철종 대표는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 숫자 채우기에 급급할 경우 "취약 계층은 또 다시 주변부로 전락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장기적인 안목의 내실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함께 일하는 세상'은 조합원 출자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조합 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3월 17일 총회 때 논의될 내용이다. 잉여가 발생할 경우 일정 비율을 적립하고 배당하는 형태다. 철저하게 노동의 가치에 대해 배당하는 노동기업.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한국적 사회적 기업의 한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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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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