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고속철도 정차역 신설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칫 지역갈등 양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차역 신설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정차역 신설이 지방선거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지난 7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 등 지도부가 충남지역을 방문해 공주역 신설을 약속한 것과 관련해 충북과 전남·광주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추가 정차역 신설에 반발하고 있는 이들 지자체들은 여당이 지방선거를 의식해 마구잡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각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다.
충북도는 행정도시에서 13.7㎞가량 떨어진 곳에 공주역을 신설할 경우, 호남고속철의 관문인 오송역의 위상 저하와 함께 역세권 기능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충북은 행복도시의 관문에 걸맞은 서울역 수준의 대규모 역사 건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주역 신설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을 가장 바라고 있던 전남·광주는 정차역 신설로 3월말 확정될 기본계획 수립이 또 다시 지연될 우려와 함께 전체 공기가 지연될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또 내장산 등 주변에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닌 정읍에 정차역이 신설되면 관광객 유입효과가 떨어지고 호철의 가장 뒤에 위치한 자신들의 지역과 서울 간 운행시간이 더욱 길어질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인 전남·광주지역 자치단체들이 여당의 표심 결집을 위한 행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광주 경영자협회 윤영현 사무국장은 "같은 호남지역인 전북도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상 호남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이 끝난 상황에서 정차역 신설은 선거를 겨냥한 여당의 선심성 공약" 이라고 비난했다.
윤 사무국장은 또 "선심성을 떠나 공주와 정읍에 정차역이 추가로 지어지면 타 지역에서도 서로 추가 신설을 요구할 것" 이라며 "이렇게 되면 고속철도의 취지와 목적은 사라지고 '저속철'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여당이 공주역을 신설하고 정읍역 신설도 추진하자 경기도 평택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면서 "정부와 여당이 조기착공 방침을 정해놓고 선거를 의식, 이제 와서 추가 정차역 신설을 남발하는 것은 전체 공기 지연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호남고속철 오송-익산-광주-목포 구간에 50km 간격으로 2개 정차역이 신설된다면 전체 공사일정과 운행시간이 지연될 개연성은 크다. 하지만 공주와 정읍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전북도의 생각이다.
오송과 공주의 거리가 불과 20km 내외에 불과한 상황에서 추가 정차역 신설은 선심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읍역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호남고속철 중간 기점 간 거리가 50km인 상황에서 유독 익산과 광주구간만 100km에 달하는 만큼 중간지점인 정읍에 정차역을 신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며 "자신(광주)의 지역의 이익을 위해 또 다시 정차역 신설로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