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가 호남고속철도 오송-목포간 구간에 '남공주역'과 '정읍역'을 추가로 신설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타당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의식해서 졸속으로 내린 결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28일 "지난해 12월 22일 발표한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안을 그간의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수정·보완해 SOC건설추진위원회에 상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수정안은 당초 서울-목포간 중간 정차역은 광명·천안아산·오송·익산·광주 등 5개였으나, 여기에 '남공주'와 '정읍'을 추가해 총 7개의 중간 정차역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비도 당초 계획 10조979억원에서 4738억원이 증가된 10조5700억원으로 늘어났다.
건교부는 중간정차역을 추가 건설할 경우, 운행시간이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정차역 수를 5개 이내로 조정·운행토록 하는 '격역 정차' 방식으로 당초 소요예정시간을 초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남공주역의 추가신설로 인해 공주·논산·계룡·부여·청양 등 주민 42만명과 연간 370만 명에 이르는 백제문화권 및 계룡산 관광객의 이용이 늘어날 것이고, 정읍역의 신설을 통해서는 정읍·고창·부안·순창·장성·영광 등 주민 45만명과 연간 203만명에 달하는 내장산을 중심으로 한 정읍시 관광객의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이용 수요의 창출은 경제성도 0.31에서 0.39로 증가할 것이라고 건교부는 전망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중간 정차역 5개 결정
하지만 이러한 건교부의 계획은 당초 국토연구원이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안'에서 밝힌 것과는 상이한 것이여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은 당시 각 권역별 인구 및 도시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타당성을 검토, 중간 정차역 5개를 결정했다.
따라서 겨우 반년만에 당초 입장을 뒤집고 중간역을 추가하는 것이 경제성이 증가한다는 분석인 셈이다. 특히 국토연구원의 분석 당시와 현재의 호남권 사회·경제적 여건과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게다가 두 역의 신설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지난 달 중순 '국민과의 정책데이트'라는 주제로 전국순회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약속한 것이다. 따라서 여당의 공약에 따라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 '중간 정차역 끼워넣기'를 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사고 있다.
각 지역주민들간의 입장차이도 엇갈리고 있다. 대전과 충남·전북 지역민들은 두 역의 신설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충북주민들은 '남공주역'이 신설될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 관문역이 '오송역'이 아닌 '남공주역'이 돼 오송역의 위상저하 및 이용객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주민들도 중간역이 추가될 경우, 운행시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서울을 시작으로 오송과 익산을 거쳐 목포로 연결되는 호남고속철도는 정차역과 분기점 논란으로 계획확정에만 1994년 첫 용역이 발주된 이후 지난해까지 10여년을 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