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이명박 서울시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시장님이 토요일·일요일에 편하게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해 달라."

YTN이 입수해 보도한 서울 테니스협회와 한국체육진흥회 간의 계약내용이라고 합니다. 시장님을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한다고 하니, 시민은 일반인, 시장님은 특별인인가 보지요?

특별인은 테니스장만이 아니라 미술관에서도 대접은 다른가 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지금 '위대한 의자, 20세기의 디자인' 전이 열리고 있는데, 장 뤽 고다르 등 저명한 문화계 명사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들 틈에 엉뚱하게 이명박 시장의 사진이 끼어 있다고 합니다.

왜 거기에 정치인이 끼어 있느냐는 질문에, 서울미술관 측은 "청계천 복원의 문화적 마인드를 높이 샀다"고 해명했다나요? 하지만 청계천이 문화복원, 생태복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문화계의 중론이죠. 전시회장에 걸린 사진 중에는 이런 해바라기 문화행정을 펴는 시립미술관 관장님 존영도 끼어 있더군요.

한국의 슈퍼맨도 미국에 가면 아부맨이 되나 봅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시장이 거기서 연일 친미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서울시 대변인에 따르면 "이 시장의 이번 미국 방문이 워싱턴 정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에 주목적이 있다"고 하네요.

"과거에 경제적 위기에 처했던 한국이 이제는 국가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시장은 거기서 이런 말도 했다고 하는군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 시장은 박근혜 대표를 겨냥하여 "정치권에서는 국가정체성이 어떻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자신도 이해 못 한다던 그 일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에서는 이해 못할 일도 미국 가면 하고 싶어지나 보죠?

한국에서는 일반인 위의 특별대접을 받는 분이 미국에서는 일반인 아래로 내려가 눈도장 받으려 자신의 지론까지 뒤집어는 것을 보니, 씁쓸해지네요. 군사독재정권이야 국민의 지지를 못 받으니 미국의 지지를 받아야 했지만, 민주화가 된 오늘날에도 아직 대통령 되는 데에 미국의 도장이 필요한가요? 그럼 '대한민국의 주권의 절반은 미국에서 나온다'고 헌법조문을 바꾸는 건 어떨까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