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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학 프로덕션
왕년 하이틴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임예진. 지능이 떨어지는 역할을 맡은 그는 어눌한 언어를 구사한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그녀가 망가졌다. 완벽한 사람에게서 틈을 발견하면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가? 정려원의 모습 또한 볼만하다. 슬픔의 이미지나 도시적 분위기가 강했던 그가 이번에는 밝고 경쾌한 씩씩한 시골 처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보자. 이미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나 영화 <어린 신부>, 등에서, 왈가닥인 상대방과 연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드라마와 비슷한 설정. 그래서인지 더욱 안정되어 보이고, 연기가 아닌 실재와 같은 익숙함이 느껴진다.

강원도 처녀 복실이가 왠 서울말?

복실이는 2%가 부족하다. 즉, 드라마에 폐를 끼칠 정도는 아니나 조금만 더 채워주면 딱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복실이는 강원도 두메산골 소녀다. 화면에는 고운 자태를 뽐내는 산과 들이 꽉 들어차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말투. 서울엔 가보지도 못한 그녀는 유창하게 서울말을 구사하다 가끔 강원도 사투리를 쓴다. 서울에서 오래 살다 강원도에 갓 이사 온 사람 같다. 인물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는 배경과 의상 뿐 아니라 언어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각 지방 사투리에선 자연스레 지역이 느껴진다.

도시는 高, 시골은 低?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도시 사람들은 엘리트고, 시골 사람들은 지식이 낮은 사람들 같다. 영어 단어를 전혀 모르고, 우리나라 경제 상황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연출, 작가들은 순박함을 내세우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시청자들은 시골에 대해 이분법적인 사고를 할 수도 있다.

도시에 있는 사람은 똑똑하고, 시골에 있는 사람은 무식하다고 말이다. 아무리 허구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할지라도 의식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의 특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 김종학 프로덕션

상쾌! 통쾌! 유쾌! 속의 잔잔한 슬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선뜻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긴 힘들다. 하지만 복실이는 몇 번 보지도 않은 사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생 그렇게 살지마’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 때 가슴은 후련해지고, 왠지 모를 통쾌함이 밀려왔다.

실패가 없으면 성공이 없듯이, 즐겁고 행복함만 있으면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다. 여기에 잔잔한 슬픔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인물들은 나름대로의 슬픔의 추억을 지니고 살아간다. 죽음, 사랑의 실패, 가족의 질병 등.

동시간대 경쟁 작인 KBS2 드라마 <봄의 왈츠>와 이야기 구성은 비슷하나, 색감이나 화면처리, 대사, 배경음악은 상이하다. <봄의 왈츠>가 잔잔한 강물이라면,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시원한 산속의 폭포와 같다. 단순히 사랑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사랑의 고찰을 이끌어내는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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