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내 식당에서 위성DMB 가입자들이 점심시간에 TU단말기를 통해 WBC경기를 보고 있는 모습.
시내 식당에서 위성DMB 가입자들이 점심시간에 TU단말기를 통해 WBC경기를 보고 있는 모습. ⓒ TU미디어

세계야구클래식(WBC)이 미디어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인터넷으로 경기 중계를 본 사람이 지상파TV 시청자 수를 넘어섰는가 하면,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가입자와 시청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가 TV를 접하기 힘든 낮 시간에 열리는 데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선전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대회가 인터넷과 DMB 등 뉴미디어 성장의 든든한 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차 안에서도 볼 수 있다"... 뉴미디어도 '홈런'

인터넷으로 이번 대회를 독점 중계하고 있는 야후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일 87만명으로 시작한 인터넷중계 총 접속자는 13일 멕시코전 165만명, 14일 미국전 326만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16일 일본전에서는 33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전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번 클릭한 것을 제외해도 인터넷 중계 시청자수는 160만명에 달해 같은 시간 TV중계 시청자수를 앞질렀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전을 중계한 SBS의 시청률은 14.6%로 시청자 수는 140만 7천여명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시청자 수가 TV 시청자수를 추월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유료서비스인데다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어 고전하던 위성DMB도 이번 대회로 서비스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성DMB 가입자는 WBC 시작 전 하루 1500여명이던 것이 3월 들어서는 2배 이상 급증해 3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DMB폰은 멕시코와의 경기가 있었던 13일엔 3500대, 미국전이 벌어진 14일에는 3700여대가 팔려 나갔다.

시청율도 대만전 9%를 시작으로 멕시코전 17.5%, 미국전 23.4%에 이어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사상 최고인 27.5%를 기록하는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TV를 통해서만 스포츠 중계를 보던 기존 방식에서 인터넷과 휴대폰이 새로운 스포츠 중계 매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야후코리아의 WBC 한국의 첫 경기인 대만전을 중계 모습.
지난 3일 야후코리아의 WBC 한국의 첫 경기인 대만전을 중계 모습. ⓒ 야후코리아

경기만 보나? 댓글도 달고 수훈선수도 뽑는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경기가 낮시간대에 집중되면서 TV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인터넷이나 DMB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뉴미디어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 관계자는 "주요 경기가 평일 낮 시간이라 DMB 주시청 시간대와 맞아 떨어져 시청율이 급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후코리아도 "직장인 등 평일 TV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접근이 편한 인터넷으로 몰려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존 TV중계를 누른 뉴미디어의 차별성은 또 있다. 바로 쌍방향성이다. 야후는 경기 중계를 진행하면서 생중계 동영상뿐만 아니라 네티즌 댓글과 수훈선수 투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추가했다.

네티즌들은 경기를 보면서 댓글을 통해 관람평을 주고받으며 함께 호흡했고 투표로 그 날의 수훈선수를 뽑았다. 특히 미국전 중계 때는 댓글이 무려 20만 건에 이르기도 했다. 앉아서 그저 보기만 하는 TV가 줄 수 없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것이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 중계 서비스에 평균 1만개 이상의 네티즌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가 끝난 후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는 점도 인터넷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뉴미디어의 핵심 콘텐츠는 스포츠... 경쟁 뜨거워진다

스포츠가 뉴미디어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를 잡음에 따라 향후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WBC 독점중계로 광고수익 증가와 방문자 증가라는 재미를 본 야후 코리아는 향후 스포츠 중계를 핵심 콘텐츠로 키우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주요 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경기 하이라이트 동영상과 관련 뉴스·사진 자료·실시간 경기 데이터 등 메이저리그의 모든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기존의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와 한국 프로농구, 이종격투기 등 기존 서비스와 더불어 최고의 스포츠 포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TU미디어도 지상파DMB에 대항해 스포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없어 재미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를 스포츠 경기 중계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이번 최고시청률 갱신 및 가입자 증가 등으로 볼 때 스포츠 경기가 DMB의 '킬러 콘텐츠'임이 입증됐다"며 "향후 월드컵 등 주요 스포츠 생중계를 통한 콘텐츠 차별화로 지상파DMB와의 경쟁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