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족들의 에덴동산' 광이오름
제주시 연동 62번지 일대. 이곳은 광이오름으로 제주사람들이 품에 안고 사는 '웰빙 언덕'이다. 표고 266.8m, 비고 77m인 광이오름, 제주사람들은 이곳을 한라수목원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광이오름 기슭 5만 여 평이 수목원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광이오름은 1년 내내 웰빙족들로 북적거린다. 공부에 억압받았던 수학여행객을 비롯하여,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렸던 직장인, 그리고 80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광이오름을 찾는 것엔 그 이유가 있다. 사계절 내내 제주도 자생식물과 꽃들이 지천을 이루고, 산책로 주변 소나무 숲에서는 새소리가 끊이질 않으니 이보다 더한 꿈의 요람이 어디 있겠는가?
광이오름은 오름의 모양이 괭이처럼 생겼다 해서 광이오름이라 부르며, 간장의 간엽과 비슷하다 하여 한자어로 간열악(肝列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특히 광이오름의 최고 프리미엄은 교목원· 관목원· 죽림원· 화목원· 희귀특산수종원등 10개원이 저마다 식물 전시장을 이룬다. 하얀 조팝나무꽃과 백목련은 광이오름을 하얗게 장식했다.
복수초, 매실나무, 생강나무, 백서향, 붓순나무. 발길 닿는 곳마다 오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웰빙 문화체험. 이곳에 가면 꽃과 사람, 나무와 사람, 곤충과 사람의 하나 됨에 자연의 소중함에 저절로 베어온다.
광이오름의 최고 매력은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무더기들. 노랗게 희망을 태우고 있는 복수초, 그리고 죽은 나뭇가지 끝에 주렁주렁 매달린 봄꽃들, 제비꽃, 할미꽃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벚꽃, 명자나무, 박태기나무. 저마다 가지에 이름표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오름 속에 묻혀 있는 자연생태계의 오묘함이 느껴진다.
종(種)을 떠난 상생의 요람
오름 중턱마다 이어진 777m의 산책로를 찬찬히 걸어 보았다. 때 묻지 않은 공기를 통째로 마시는 느낌이었다. 가슴 활짝 열고 3월의 바람을 들이 마시는 순간, 삶의 찌든 잔해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 무공해에 대한 반응이 예민하게 나타나는 시기지만 광이오름에선 사계절 내내 무공해 잔치가 열린다. 산책로 옆에 있는 삼림욕장에는 공해에 찌든 도시사람들의 심호흡소리가 들리고,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책하는 사람들 발길은 탈출의 진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광이오름 중턱 연못에서 잠시 내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호수처럼 맑은 연못이 마치 산정의 호수처럼 맑구나. 오름 중턱에서 보는 연못. 마치 거울을 보며 자신을 들여 다 보듯이 연못에 배를 띄워 보지만 사공이 없으니 그리움만 더할 수밖에.
해거름에 광이오름 산정에서 울어대는 꿩의 울음소리에 회답하는 까치. 새들도 상생을 꿈꾸듯 종(種)을 떠나 하나가 되는 광이오름은 분명 상생의 요람이다.
오름 정상 가는 산책로는 여러 갈래다. 계단으로 놓여진 가파른 직선코스가 있는가 하면 산책로로 연결한 밋밋한 길, 벚꽃 구름터널로 이동할 수 있는 꽃길과 삼나무와 소나무 우거진 산책로도 있다.
해질녘 정상에서 바라보는 '오름의 아버지'
광이오름 산정에서 바라 본 한라산은 저녁노을에 벌겋게 물들었다. 오름 기슭 소나무 사이로 백록담이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데, 저녁노을은 금방 어둠을 가져온다. 제주의 오름 산정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늘 아버지 같은 존재다. 바라만 보아도 바람막이가 되어 주는 우직함. 그렇기에 오름에 오르면 제일먼저 찾는 곳이 한라산이다. 마치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처럼.
정상에서 남쪽으로 패인 말굽형분화구에서는 억새의 군무가 시작되었다. 빼곡히 늘어선 소나무 사이 지난 가을 진수를 보여준 허연 억새. 광이오름 말굽형 분화구에서 해거름에 시작되는 억새의 춤바람에 까마귀, 까치, 산비둘기가 모여 들었다. 무공해 잔치에 초대 된 새들의 울음소리가 광이오름 자락에 울려퍼졌다.
| | 식물의 요람 광이오름 | | | |
| | ▲ 농기구 광이같은 모양이라 해서 광이오름이라 유래 되었다. | | 광이오름은 표고 266.8m, 비고 77m, 둘레 1970m로, 제주시 연동 62번지 일대에 있으며 한라수목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광이오름은 모양이 간 두개가 이어진 것 같은 모양으로, 한자명은 간열악(肝列岳)이라고도 하며, 농기구 굉이(괭이) 모양에서 유래된 것이다. 오름 서북쪽 사면은 완만하고 초지대를 형성하였으며, 동사면은 소나무, 삼나무 등 잡목 숲을 형성한다. 또한 남동쪽으로 우묵하게 작은 말굽형 굼부리가 개석 되어 있고 남쪽에는 와전(瓦田)이라 하여 기와를 구웠던 밭이 있다.
광이오름 지질구조는 도남동 현무암이고 부분적으로 이호동 현무암이 피복되었으며 암질은 흑회색 내지 암회색이 반상구조로 여러차례 용암류가 분출하여 다공질이 발달한 휘석반정 비현정질 현무암이 분포한다. 분석구는 암갈색 또는 암적색을 띠며 용암이 풍화된 화산회와 잔자갈의 분석편을 형성한다. | | | | |
덧붙이는 글 | ☞ 광이오름 등반시 주의사항
-식사는 지정된 장소에서 하시고 도시락 등 음식물 반입은 제한합니다.
-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 나뭇가지, 잎, 풀 등 식물을 훼손하거나 떨어진 열매도 주워선 안됩니다.
- 관람질서를 해치는 다음 행위는 삼갑시다.
- 춤추기, 노래부르기, 소리지르기, 공놀이, 애완견동반, 자전거타기 등
- 관찰로와 지정된 휴식공간 이외의 장소에는 들어가지 맙시다.
☞ 찾아가는길 : 제주시- 노형로타리- 1100도로- 한라수목원으로 20분정도가 걸린다. 광이오름 산책로를 다 돌아보는 데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