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부산에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던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28일 새벽 5시를 기해 광주에서 총파업에 전격 돌입했다.
하청 회사인 극동컨테이너가 51명의 조합원을 계약해지 한 것이 발단이 된 이번 총파업은 화물연대와 원청인 삼성광주전자(주) 사이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내 삼성광주전자 제1공장과 2공장 주변 도로를 1000여대의 화물차량으로 에워싸 공장으로 향하는 도로를 완전 점거했다. 또 13번 국도에 차량을 지그재그로 세워뒀다. 조합원들은 차량 열쇠를 지닌 채 조선대학교에 집결해 총파업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조선대 중심으로 총파업 전개
새벽 5시를 기해 전격적으로 총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는 오전 8시 조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투쟁계획 등을 발표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감안해 광주에 집결했고, 삼성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이대로 물러서서는 안된다는 조합원들의 심각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전격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원직복직과 고용보장 등은 우리의 변함없는 요구이며 삼성이 합의사항 이행을 서면으로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화물연대는 "삼성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고공점거농성과 하남산업단지 도로의 차량봉쇄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끝까지 교섭에 응하겠다"며 삼성측과의 대화 의지를 표시했다.
화물연대는 기자회견에서 "광주시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한다"며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심정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이해를 구했다.
한편 오전 8시를 기해 전국 조합원들에게 광주집결 지침을 내린 화물연대는 조선대를 거점으로 삼아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노조원 2명, 새벽 5시30분 50m 고공농성 돌입... 오전 9시30분, 경찰특공대 진압
삼성광주전자 제3공장 송신탑에서 고공농성 시위를 벌이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전남지방경찰청 특공대에 의해 진압됐다.
경찰은 오전 9시경부터 경찰 특공대와 소방대원 등 100여명을 투입시켜 고공농성 진압에 나섰다. 특공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매트 등 안전 장치를 한 후 사다리차를 이용해 송신탑에 올라가 9시50분 경에 시위를 완전 진압했다.
김성호 지부장 등은 시너를 몸에 뿌려 분신을 기도하는 등 완강하게 저항했지만 출동한 소방차들이 물을 뿌리며 제지에 나서 불은 붙지않았다.
김성호 화물연대 광주지부장과 박종태 사무차장 등 2명은 이날 새벽 5시30분경부터 "삼성이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내 삼성광주전자 제3공장(물류센터)에 있는 50m 높이 첨단 송신탑에 올라 고공시위를 벌였다.
김성호 광주지부장 등은 '노동탄압 중단', '단체협약 체결하라', '운송료를 현실화하라', '고용안정 보장하라'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김 지부장은 농성 진압 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직접 나서서 51명에 대한 복직과 고용보장, 운송료 인상 등에 대한 이행 보장을 해주는 것"이라며 "단체협약이 안 된다는 것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 때문이다, 이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삼성전자"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일부에서 지역경제 악영향을 이유로 시위 자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이 화물 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아보고 그런 요구를 한다면 모든 질타를 받을 수 있다"며 "해고된 노동자는 51명이지만 가족들까지 합치면 200여명의 생존권을 달린 문제에는 왜 눈을 감느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