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29일 오후 유가족 등 50여명은 학교측의 공개사과와 학교장 등을 요구하며 대학 정문 등에서 집회를 열고, 장례예식장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MT(Membership Training)에 참가했다 선배의 '군기잡기'로 참변을 당했다면, 해당 대학측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이를 두고 유족들과 대학 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유가족과 고인의 친구들은 장례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대학 정문 등에서 곡소리 시위를 벌이며 대학측의 '공개사과'와 '학교장(葬)'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학측은 도의적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사과와 학교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몇 차례 면담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 "요구 받아줄 때까지 장례 치르지 않겠다"

지난 23일 새벽 선배들의 폭행으로 사망까지 이른 광주광역시 소재 ㄷ대학 건설토목과 이형록(23)씨의 유가족과 이씨의 친구 등 50여명은 29일 상여와 영정 등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자식 죽은 것도 억울한데 책임회피 ㄷ대는 각성하라", "MT문화 개선하라", "학교에 보냈더니 사체가 웬말이냐" 등 플래카드와 피켓를 들어 항의했다.

유족은 ▲대학 차원의 장례식 ▲학교당국의 공개사과 ▲인솔자인 학과장 해임과 파면 ▲명예졸업장 수여 등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대학의 공식 행사인 MT에서 사망한 사건인 만큼 가족장이 아닌 학교차원에서 장례를 치러야 한다"며 "학교장을 통해서 학교당국이 공개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응당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씨의 어머니 김아무개(52)씨는 굳게 닫힌 정문을 부여잡고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이씨의 아버지 이아무개(53)씨는 "우리 요구가 터무니 없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MT는 학과 공식행사이고 인솔 책임 교수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개사과하라는 것인데 학교에서는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공식적인 MT 일정을 마친 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책임이 없다고 하는데, MT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며 "요구를 받아줄 때 까지 장례식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학교 측은 장례비용과 위로금을 얼마 주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우리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이미 학교 정문 등에 한달 동안 집회 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 "도의적 책임은 지겠지만..."

ⓒ 오마이뉴스 강성관
유족의 주장에 학교 측은 도의적 책임은 지겠지만 학교장 등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몇 차례의 면담에서 '학교장'이 아닌 '학과장', 학내 노제 등은 수용했다.

그러나 학교당국의 공개사과와 학교장, 명예 졸업장 수여 등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학교장으로 치를 수 있는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공개사과를 할 경우 학교가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다만 학교 측은 유족과의 면담에서 "인솔 책임이 있는 학과장에 대해서는 잘못한 점이 있다면 회의를 열어 징계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 한 관계자는 "도의적 책임은 지겠지만 실질적인 책임까지 요구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MT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고 인솔 교수는 참관하는 것"이라며 주장했다. 이어 "공식 MT 일정은 저녁 8시에 마무리하고 10시에 취침을 했다"며 "사건은 그 이후인 새벽에 일어났다, 인솔 교수가 잘못이라면 집에까지 데려다주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결국 보상금 문제가 아니겠냐"며 "유족이 공개사과만을 강조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학 측은 28일 면담에서 장례비용 일부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유가족의 요구와 항의시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는 지난 22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 인근 K리조트로 MT를 갔다가, 23일 새벽 2학년 선배 박아무개(23)와 유아무개(27)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뒤 사망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