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었습니다. 제가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사실이 중국 유명박물관에 나와있다니…(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에서 본 지도는 과거 지도와 많이 다르게 동쪽으로 몰려 있더군요. 제 기억의 착오인지, 아님 중국 동북공정의 일환에 따른 변화였는지는 자신 없지만 말입니다. 아! 저는 386세대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동이족'이 현 중국을 이루는 과거 주요민족이라고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동이족'의 후예라고 배운 우리는 그럼 현 중국과 형제간인가요?
산동성 유방시박물관에 가면 '공자는 동이족'이라고 나옵니다. 동이족이 중국인 조상인 한국인 조상인지에 대한 해석은 다음으로 하고, '공자는 동이족'이라는 주장을 일부 재야사학에서 꾸준히 하고 있지만 '민족·국수주의'자들 주장쯤으로 폄하받고 있지 않나요?
산동성 청도시박물관에도 역시 과거 산동반도에 있던 동이족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동이족'이 우리 민족의 조상이라고 배워왔던 저로서는 과거 중원의 1/3을 차지했던 조상의 흔적을 보며 피가 끓기도 하지만, 불안함도 가지게 됩니다. 중국은 왜 '동이족'을 자기 조상, 현 중국 한민족이 대다수인 조상중 한갈래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요?
'동이족이 한(韓)민족의 조상이다. 한(漢)족의 조상중 한 갈래이다' 라는 역사적, 정치적 해석은 뒤로 하고, 중국측 자료에 너무 정직히, 자세히 나와있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 박물관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은 한국사학, 강단사학이 갖고 있는 기형적 역사관의 반증같아 씁쓸할 뿐입니다.
우리가 애써 무시하고 있는 우리 역사는 어떻게 찾을까요?
이것이 바로 아마추어 역사가를 자처하는 '배나온 기마민족'이 중국 박물관을 배회하며 느낀 첫번째 문제점입니다.
한반도와 만주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좁은 시각의 역사관은 과거 친일식민사관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는 현 주류 강단사학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역사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넓게 본다고 좋은 사관이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민족주의, 국수주의'적 사관이 좋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는 '사실'이 뭐냐가 중요한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올바른 의견, 방향제시를 '민족, 국수주의'라고 의도적 폄하를 하고 있는 기존 주류강단사학의 문제가 우리 역사의 큰 병폐가 아닌가 합니다.
나는, 우리는 왜 우리 교과서에서는 왜 이런 기록(사실)을 배우지 못했을까요, 배우지 못할까요, 하는 질문입니다(한중간 정치, 외교, 경제적 친밀도가 돈독해져가는 도중에 우리는 중국에게 우리의 고구려뿐만 아니라 고대사인 고조선마저 시나브로 뺏기고 있습니다. 후대의 불초로 인해 조상마저 바뀔 지경입니다).
(다음에 이어서)
덧붙이는 글 | ㅇ 이 글은 한겨레신문-차이나21-자티의 여행나라(http://ichina21.han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