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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무럭무럭 자라라.
나무야, 무럭무럭 자라라. ⓒ 한성희
지난 일요일(2일), 태릉(문정왕후가 묻힌 릉)을 찾은 관람객들이 때마침 내리는 비를 맞으며 열심히 소나무를 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땅을 파고 소나무를 심은 가족들은 정성스럽게 땅을 밟아주고 소나무를 쓰다듬었다.

이날 문화재청(청장 유홍준) 태강릉지구관리소(소장 이상현)는 61회 식목일을 맞아 '1가정 1나무심기 체험행사'를 개최했다.

태강릉관리소는 6년생 전통소나무 300그루와 삽을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제공해 태릉 경내에 직접 소나무를 심게 했다. 이날 심은 소나무에는 가족의 명찰이 달려, 심은 가족이 지속적인 정성과 사랑을 쏟게 만들었다.

"정성스럽게 흙을 덮어줘야 우리나무가 잘 자라지!"
"정성스럽게 흙을 덮어줘야 우리나무가 잘 자라지!" ⓒ 한성희
미리 신청을 받아 시민들이 왕릉 숲을 보존하고 체험하는 행사를 마련한 이 소장은 "유적지 숲의 소중함을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하고 “시민들의 호응이 컸다"고 밝혔다.

울창했던 왕릉 소나무, 한때 참나무에 자리 내줘

해방 이후 울창했던 조선왕릉의 전통소나무는 남벌과 도벌이 자행되고 관리되지 않아 참나무에 자리를 내줬다. 소나무는 참나무보다 더디 자라기 때문에 참나무의 무성한 잎에 가려 거의 사라진 형편이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조선왕릉의 전통 소나무 숲을 되살리기 위해 단계적으로 참나무를 베어내고 우량품종 소나무 묘목을 심어 확장하고 있다. 현재 사릉에는 전통수목 양묘장이 있어 태백산맥에서 200년 이상 묵은 춘양목의 우량종자를 채취해 소나무묘목을 기르고 있으며, 여기선 백송, 미선나무 등 천연기념물,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 기른 묘목과 희귀식물들은 궁·능·원에 분양되며 고건물 복원 목재로 키워진다.

문화재청이 전통소나무 심기에 노력하는 것은 조선왕릉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과 고건물 등 유적 보수용으로 목재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문정왕후 능침 무인석 멋있네.
문정왕후 능침 무인석 멋있네. ⓒ 한성희
나무를 심은 관람객들은 태릉 능침(=능)에 올라가 이상현 소장의 문정왕후 해설을 듣고, 수백 년 된 석물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들은 석물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수백 년 전 왕비의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사무소가 선물한 조선왕릉 이야기집과 꽃씨, 모종은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나무를 심고 돌아가는 시민들은 밝게 웃으며 자주 태릉에 들러 직접 심은 소나무를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가족들이 심은 나무를 번호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가족들이 직접 관리하게 된다.
가족들이 심은 나무를 번호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가족들이 직접 관리하게 된다. ⓒ 한성희
태강릉지구관리소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소나무 식목과 심은 나무 돌보기 행사를 통해 조선왕릉과 시민들이 가까워지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가을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가족단위로 태강릉지구관리소에 신청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태강릉지구관리소 사무실  02)972-0370, 948-5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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