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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인기 있던 장난감 GI유격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인기 있던 장난감 GI유격대 ⓒ 이덕원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기억하는가? 아마도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후반 사이 태어난 사람이라면 도드라지게 기억나는 장난감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변신을 하는 로봇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가장 많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즉 유행했던 장난감이라면 단연 'GI유격대'라 하겠다.

TV 만화로 방영되기도 했던 GI유격대는 80년대 후반 영실업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되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GI유격대'는 '스키부대', '낙하산부대', '포병', '폭파전문가'까지 다양한 개성의 유격대원들과 각 캐릭터에 맞는 무기들이 들어있었다. 가격은 2500원짜리부터 4000원짜리까지 있었는데 당시 초등학생에게는 '값비싼' 장난감이었다. 그만큼 받고 싶은 생일, 크리스마스 선물 1순위기도 했다.

'GI유격대'는 캐릭터가 다양해 레고와 더불어 '수집'하는 장난감 중 하나여서 수십 개씩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많았다. 특히 값이 비싸 부모님에게 때를 써도 쉬이 살 수 없었던 'GI유격대'의 '탱크', '비행기', '차'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아이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관절이 있어 자유자재로 움직이던 GI유격대 장난감
관절이 있어 자유자재로 움직이던 GI유격대 장난감 ⓒ 이덕원
'GI유격대'의 '인기비결'은 단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관절'에 있었다. 나사로 연결돼 굽혀지는 팔다리와 돌아가는 머리, 그리고 고무줄을 척추 삼아 굽혀지는 허리 덕에 당시 기존 장난감들과 다르게 관절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는데 이제 와 생각하면 '피겨(figure)'의 시초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GI유격대에도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장점이기도 한 관절과 허리에 있었다. 가지고 놀다 팔다리가 헐거워지면 나사돌리개로 나사를 조여야 했고, 허리 고무줄이 끊어져 몸통이 두 동강나면 '노란 고무줄'로 대신 채워 넣는 '대수술' 아닌 '대수술'을 해야 했다.

필자의 경우 틈틈이 용돈을 모으고 모아 사고, 생일이면 생일 선물로 받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해서 50여개 정도의 GI유격대를 모았었다. 그러니 만큼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많다.

한 번은 집에 놀러 오신 어머니 친구 분이 아들에게 준다는 명목으로 내 'GI유격대'를 가져가는 바람에 하루 종일을 울다 지쳐 잠든 기억. 또 남들보다 늦게까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중학교'에 입학하며 사촌동생에게 수십 여 개의 'GI유격대'를 넘겨주었는데 한동안 주말이면 잊지 못해 찾아가 함께 가지고 놀았던 기억. 지금 생각하면 'GI유격대'에 대한 나의 애정이 남달랐던 것 같다.

이처럼 'GI유격대'와 같은 장난감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은 관련 이미지를 통해 '유년시절'을 곱씹거나, 수소문 끝에 문구점 찾거나 옥션을 통해 'GI유격대'를 다시 구입해서 '소장'하기도 한다.

'침 튀기며' 재미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흥미'를 잃었다면 더 재미나는 장난감이 생겼거나,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며 이별했던 장난감. 지금은 창고에 있거나, 동생에게 물려주었거나, 폐기처분되었겠지만 '나이'가 들고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때만큼 재미나고 신났던 적도 없지 않았나 싶다.

근래에는 재미나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요새 아이들은 '장난감'보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지 않나 싶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고 하기에 '컴퓨터 게임'은 성장기 어린이의 눈과 정서에 좋지 않다. '각본' 짜인 게임보다 '각본'을 만들어가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어린 시절 '상상력'을 키우는데도 더 좋을 텐데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 홈페이지인 '곱씹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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