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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모회 회원에게 '치사하게 왜 돈 안 보내냐'는 문자를 보내는 등 불법찬조금을 걷어 물의를 빚은 대전의 한 여고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모금액 일부가 담임교사 촌지 등으로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교육청은 18일 해당 학교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모금액이 학생 간식비 외에 스승의 날 담임교사들에게 전달된 10만권 상품권 구입비로 쓰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3학년 학년부장을 포함 담임교사 전체에 대해서는 금품수수를 이유로 '견책' 처분하고, 해당 학교법인에 징계의결을 요구했다. 또 해당 교장과 교감에 대해 불법찬조금 모금방조 묵인, 자생단체 지도감독 책임방기 등을 이유로 경고처분했다.
시 교육청은 해당 학교장과 교감보다 평교사에 대한 처분수위를 높인 데 대해 "학교장 및 중간관리자가 찬조금 모금에 직접 관여하거나 유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법찬조금 모금방조 묵인해도 겨우 '경고'
이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적당한 선에서 감사를 종료했다"며 "시교육청이 불법찬조금 근절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켰다"고 감사결과를 비판했다. 또 "교장·교감은 경고에 그치고, 금품수수를 사실상 주도한 학년부장과 나머지 9명의 평교사를 똑같이 견책처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장과 교감이 찬조금 조성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도감독을 하지 않은 죄가 고작 '경고'라면 불법찬조금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교육청은 지난 2004년 비슷한 사례에 대해 교장 감봉 6월, 교감 견책, 평교사에게는 경고처분한 바 있다"면서 "몸통대신 깃털을 단죄하는 우를 범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불법찬조금 조성 및 금품수수 관련 비리 척결을 위해 시 교육청의 특단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교조는 보고 있다.
학교 측이 찬조금 조성 및 금품수수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해당 학교장을 중징계하고, 상습적 금품 향응을 제공하는 학부모 모임에 대해서도 '뇌물공여죄'로 고발하거나 자모회를 해산시키는 등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
전교조 "학교장 중징계하고 자모회 해산시켜야"
이번에 특별감사를 받은 해당 학교는 자모회 간부가 불법으로 찬조금을 걷은데다 이 과정에서 미납 학부모에게 계속 심리적 압박과 협박을 가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다.
전교조대전지부는 지난 달 초부터 불법찬조금 신고 및 불법 학사운영사례, 학교운영위 불법사례 등에 대한 비리제보 신고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신고게시판는 전교조대전지부 홈페이지(chamdj.eduhope.net)의 '맑고 투명한 학교만들기'에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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