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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리 말이 맞아요

25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은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한·일 관계의 대응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 담화에 대해 "일·한 우호관계를 대전제로 냉정하게 대처하고 싶다"며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제 한국도 소모적인 감정 갈등을 자제하고 한·일 관계를 위해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노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지만 실제적으로 독도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따라서 필자는 고이즈미 총리의 주장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21세기에 맞는 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반드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이 자유의 여신상을 독도에?

▲ 경북 울릉군 독도리
ⓒ 오마이뉴스 권우성
우선 독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제3국은 없다는 점을 상기하자. 속된 말로 '믿을 O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동북아를 제외한 전 세계의 여론들은 과거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탄 투하로 미국을 비난할 줄은 알아도 그 배경에 일본의 한국 침탈이 있다는 사실에는 무지하다. 이것이 한·일관계의 국제적인 배경의 출발선임을 전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독도문제와 관련해 한·일 관계에 끼어들리 없다.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가 독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는가? 아니다. 그러니 이 시점에서는 외교적인 노력보다 보다 자발적이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 예로 18세기에 프랑스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당시 미국의 독립 과정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했으며 이후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미국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자유의 여신상'을 기증했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탄을 투하함으로써 일본으로부터 한국이 독립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미국과 한국은 지속적으로 한국 전쟁을 위시해서 월남전 참전과 거센 반대 여론에도 무릅쓴 이라크 전 참전 등의 피를 나눈 동맹국 관계를 유지해왔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미국이 과연 프랑스가 미국에게 했던 것처럼 한국독립 100주년 기념일인 2045년에 자유의 여신상 같은 기념물을 기증할 수 있을 것인가. 글쎄, 두고 볼 일이다.

이 말에 대한 답은 프랑스가 미국을 보는 입장과 미국이 한국을 보는 입장의 차이를 보여줄 뿐 아니라 현재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와 동북아에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한국과 일본의 난처한 문제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다는 설명이 되기도 한다.

명성황후가 해결한다

그래서 명성황후가 몸소 나서기로 했다.

다시 말하면 일본의 한반도 침략 정책 중 하나였던 을미사변으로 시해 당한 명성황후의 몸이 다시는 시해 당하지 못할 사이보그로 부활해 독도에 서게 된다(사이보그란 '인공적인 장치를 통해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거나 인간적 능력을 향상시킨 존재'를 말한다).

그러니 독도에 미국이 세워주지 않을 '자유의 여신상'을 기대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명성왕후의 이미지를 표현한 '사이보그 왕비상'을 세울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명성왕후의 한을 담은 동상을 세워 이웃 나라의 국모를 살해한 일본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세계에 알릴 적기다.

필자로서는 평소에 생태파괴를 고려하여 독도 같은 자연환경에 조형물을 세운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해왔다. 더욱이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동상 설립에 대해서는 자칫 정권의 장식품으로 전락하는 수가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편이다.

하지만 오늘날 100년 전의 외교적인 고민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한반도 주변 정세가 되풀이 되고 보니 국제관계의 적절한 균형으로 한반도를 세계열강으로부터 지키려했던 명성황후의 동상 설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발상은 독도가 심심하면 두들기는 동네북인양 추행을 계속하는 일본의 행태를 근절할 의지에서 비롯되었고 고이즈미 총리가 강조하는 '미래지향적'이란 표현이 오히려 이 시점의 한국인들에게는 '과거의 불미스런 한일 관계'를 들여다보라 는 말로 밖에 번역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튀어야 산다!

국제적으로 뉴욕에 비하면 독도는 유명도나 관심도가 저조한 지역이니 만큼 독도의 '사이보그 왕비상'에는 치밀한 기획력과 홍보가 요구된다.

이왕이면 청계천에 작품을 들이기로 해 논란이 일었던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인 올덴버그가 이 작품을 제작한다면 국제적인 이목을 더 받겠지만 작품의 감성적인 측면과 역사적 정서를 고려해서 한국의 여성 조각가가 카리스마가 넘치는 명성왕후의 동상인 '사이보그 왕비상'을 제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이어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전략의 일환으로 '사이보그 왕비상'을 제작한 여성 조각가를 비나 보아같은 한류 대중스타 이상의 세계적인 스타작가로 키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덴마크의 '인어공주'처럼 '사이보그 왕비상'에 대한 어린이 역사서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가 되도록 제작해서 독도를 덴마크의 인어공주의 명성 못지않은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면 된다.

만화든 동화든 일종의 어린이용 한국의 근대역사서인 '사이보그 왕비'가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될 때 애니메이션도 제작하고 뮤지컬 <명성왕후>도 해외공연을 준비를 하며 드라마, 영화 <명성왕후>도 작품성 있게 제작해서 해외에 진출하도록 정부에서는 적극 투자해 주자.

이 정도면 한국판 "Don't cry for me Argentina"같은 주옥같은 세계적인 히트곡이 나올 법하지 않는가!

어디 그 뿐이랴. 세계의 젊은이를 열광케 하는 비-보이가 지난번 세계대회에서 통일을 주제로 춤을 추었듯 '사이보그 왕비' 역시 그들에게 접수되면 브레이크 댄스로 표현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명성황후를 통해 다양한 영역의 예술이라는 훌륭한 작품형식으로 일본의 침략근성을 세계에 까발리자.

동해안을 내려다보는 명성황후

▲ Christo & Jeane-Claude
ⓒ Taschen
이제는 국민들도 독도 문제에 광분해서 일장기를 불지르거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국내에서만 목이 터져라 외치며 대응 안 해도 된다. 그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재능을 문화적으로 풀어서 여유있게 응수하는 것이 일본이 주장하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처보다 한수 위의 대응책이다.

또한 이거야말로 한국 근대사를 세계에 이해시키면서 일본의 도발적인 태도를 세계의 이목과 함께 견제하고 문화 관광수입도 올리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인 '윈윈윈 게임'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자면 아메리카 대륙에는 뉴욕의 리버티 섬 정식 명칭대로 '세계를 비추는' 우람한 자유의 여신상이 지키고 있고 유럽에 있는 덴마크의 인어공주는 규모 면에서는 조촐하지만 동화 속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페미니즘에 얽힌 갖가지 에피소드의 상징이 되어 세계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아시아에는 독도에 명성왕후가 세계의 침략자를 응징하는 '사이보그 왕비상'으로 출현해 동해안을 내려다보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뿐 아니라 21세기에들어서 전 세계에 주기적으로 떠도는 제국주의 망령을 응징하는 상징물이 될 것이다.

공교롭게 세 조각상의 공통점은 '바다를 지켜보는 여성상'이라는 점이며 이런 맥락과 관련해서 '사이보그 왕비'는 일본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거둔 영웅 이순신 장군의 동상의 직설적 표현에 비해 보다 더 유연하고 우회적인 뜻을 담아낼 수 있다.

더욱이 일본의 우익 진영에서 명성왕후의 동상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표면적으로 거세게 표출되면 될수록 한국의 근대사에 일본의 한국 왕비 시해사건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잔인하고 야만적인 사건으로 고발될 것이다.

외교는 예술이다

여기에 덧붙여 우익적 색채를 한결 부드럽게 하자면 아직 한 번도 국내에서 제대로 작품을 선보이지 못한 세계적인 예술가로서 거대한 스케일과 정치적인 로비로 세계적인 이목을 끄는 크리스토 부부를 초대해 그들 특유의 기법으로 독도를 에워싸는 설치 전을 유치하자. 그들은 이미 1983년에 마이애미에 있는 여러 개의 비스케 만 섬들을 핑크색 천으로 에워싼 경력이 있다.

천막 천으로 세계적인 명승지와 건물을 포장하거나 파라솔을 대거 설치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크리스토 부부의 설치작품은 독도에 생기를 불어넣고 역사를 바꾸는데 일조하는 세리모니가 될 것이다.

독도가 풍랑이 심한 지역이라 작품 설치에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이들 부부가 백남준의 장례식에 참석해 송사도 하고 넥타이 자르기 퍼포먼스에 참여한 우정을 고려한다면 그 정도의 어려움을 감수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그들이 더 나이 들기 전에 섭외해야 한다.

독도가 거리와 기후 조건상 관람자들이 찾기 힘든 지역인 만큼 크리스토의 설치 과정과 작품을 국내외에 TV를 통해 중계하면 된다. 크리스토 부부의 독도 설치작업은 스포츠 TV의 생중계 이상의 가치가 있다. 특히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프로젝트라면 국민들의 혈세를 기꺼이 투자할 용의가 있다.

외교는 예술이다! 그렇다 이제는 예술적인 외교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것을 강조하시는 고이즈미 총리님, 이런 것이 총리님이 말하는 미래 지향적인 것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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