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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공정한 룰에서 싸운다는게 참 괴롭습니다"

5·31 지방선거에서 용인 수지지역 기초의원 선거에서 위해 뛰는 한 무소속 출마자의 불멘소리다.

"같은 정당 출마자인데도, 이름의 가나다순에 따라 기본 500백표는 왔다갔다하는 게 현실입니다. … 이런 상황에서 인물대결은 먼나라 얘기죠."

성남 분당지역에서 뛰는 한 기초의원 정당 출마자도 유사한 하소연을 쏟아냈다.

중선거구제 및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방식과 절차면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5·31 지방선거. 그러나 선거운동방식과 후보자에게 부여되는 기호선정 방식을 둘러싸고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선거운동 방식이 공정해야 함에도 불구, 무소속 출마자보다는 정당공천자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게 주요 이유다.

정당출마자는 이미 소속 정당에게 적용되는 출마자 기호가 부여됐지만 무소속 출마자는 후보등록 마감(17일) 후에야 출마기호를 부여받기 때문에 예비선거전이 치열한 현재까지도 무기호로 명함을 돌리는 등 애로를 겪고 있다.

분당지역 무소속 A출마자는 "명함을 돌리며 얼굴을 알리고는 있지만 단지 정당기호가 없다는 이유로 명함을 받지 않고 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투표 15일 전에야 출마 기호를 받기 때문에 정당 출마자와 공정한 게임을 하기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선거지역이 대폭 넓어진 현실도 무소속 출마자에게 어려움을 던져주고 있다. 보통 3개 동이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개편돼 소속 정당의 고정지지 없이 홀로 3개 지역을 누비며 얼굴을 알린다는 게 쉽지 않아서다.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도 모두 같은 처지는 아니다. 예컨대 한나라당 세가 강한 분당지역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같은 당이라도 '기호 2번-가'를 부여받은 후보와 '기호2-나' 혹은 '기호2-다'를 받은 후보들의 희비는 크게 엇갈린다.

지지정당이 한나라당이라면 투표용지에서 한나라당 기호인 2번, 즉 투표용지 두 번째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호2번-가 후보를 찍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굳이 그 다음에 나오는 '나' 혹은 '다'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후보들의 불만거리다.

심지어는 "성이 권씨나 강씨로 태어나지 못한게 한스럽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가나다 순으로 후보 순서를 부여받기 때문에 '권'이나 '강'의 성을 가진 후보는 가장 앞선 순번인 '가'를 받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기초의원 출마자는 "성의 가나다순에 따라 순번이 정해지는데 가번를 부여받게 되면 선거구에 따라 표차가 있겠지만 500표는 그냥 얻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후보자는 선관위의 적극적인 홍보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성남분당선관위 관계자는 "현재의 선거제도로 볼때 무소속 출마자는 두배이상 열심히해야 하는 구도"라며 "정당별 가나다 순번 역시 인물대결이 아닌 정당대결 구도에서는 가번 후보에 비해 나,다번 후보가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리더'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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