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폭포와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유명한 강촌에 각종 모터사이클 대여점이 늘고 있다. 그런데 모터사이클들이 '강촌의 무법자'로 돌변하면서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13일) 찾아간 강촌은 MT 나온 대학생들로 보이는 젊은이들과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많은 관광객들이 강촌 시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성수기 주말에는 300-500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각종 모터사이클 등을 대여하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좁은 강촌 시내가 혼잡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차와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사람들이 뒤섞여 도로를 이용하면서 교통불편과 사고마저 우려된다.
법대로 처리하기에는 한계?... 결여된 시민의식도 문제
춘천시 남산파출소에 근무하는 황모(54) 경위는 "많은 사람과 차들이 오가는 차도에 모터사이클들이 소음을 내며 질주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모터사이클들은 (배기량) 50cc 미만으로 레저용으로 운행되고 있어 단속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 50cc 미만 레저용은 무면허 운전이 가능하다. 단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일명 미니오토바이 같은 경우 최대속대가 50km/h 미만이므로 도로 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돼 원동기장치 자전거 면허를 소지해야 도로 운행이 가능하다"며 "요즘 단속을 강화하라는 민원이 늘고 있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명 사발이(사륜모터사이클)라고 불리는 사륜차량은 목장, 해변, 농장, 골프장에서만 운행이 가능하며 도로상에서 운행할 경우 2종 보통 운전면허가 필요하다"며 "일명 씽씽카 라고 불리는 고페드 차량은 레저용으로 제작되었다 하더라도 50cc미만 원동기를 부착하여 도로상에서 이용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소지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각종 모터사이클들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이다. 즉 자전거전용도로에 모터사이클이 진입하면서 자전거 이용객들이 위협을 받으며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무면허 운전자들이 미니오토바이와 사륜모터사이클을 타고 일반 도로를 이용하는 것 역시 짚고 넘어 가야할 문제이다.
춘천시 남산면사무소에 한 관계자는 "강촌유원지에는 자전거전용도로와 사발이(사륜모터사이클) 전용주행장 일부를 갖추고 있으나 사발이 같은 경우 전용주행장 부족으로 도로주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련 대여업 상인들에게 도로주행을 삼가 해 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이용객들이 전용주행장을 벗어나 일반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불법? 한철 장사인데...
한 모터사이클 대여업자에게 "사발이나 씽씽카, 전동스쿠터가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불법인줄 아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불만을 털어놨다.
"불법이요? 사발이는 지정한 트랙(전용주행장)에서만 운행하고 씽씽카나 전동스쿠터는 안전장구만 착용하면 운행해도 되는 줄 아는데요? 이게 어찌 보면 한철 장사일 수도 있는데 그런 거(불법) 따지면 장사하기 힘들지요. 서민들이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모두 법대로만 한다면 되겠습니까?"
현재 강촌 번화가에만 8∼9개 정도의 모터사이클 대여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주말에는 각 대여점에서 10-15명 정도의 손님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륜 모터사이클 전용주행장은 1-2개 뿐이라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일반도로나 강변도로를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전에 비해 많이 매연도 많아지고 시끄러워졌어요. 큰 오토바이(사발이)들이 불법이래요? 우리야 그런 거까지는 잘 모르죠. 그런 거(불법)까지 신경 쓰겠어요. 보고 있으면 좀 위험해 보이기는 하죠"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2)군은 모터사이클 질주에 대해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놀라죠!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며 자전거를 천천히 타는데 갑자기 (씽씽카나 전동스쿠터 등이) 휙 지나가면 깜짝깜짝 놀라고 짜증까지 나요"라고 말했다.
관련법이 있음에도 단속하지 않는 경찰과 한철 장사에 매달리는 상인들. 레저용 모터사이클들이 도로상에서 불법 운행하다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자는 강촌을 찾는 관광객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모터사이클 이용자들 또한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전용주행장에서 여가를 즐기며 운행하는 등 시민의식을 발휘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