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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너도 나도 투표하여 새정치 실현하자!"
"꼴불견 정치판 투표참여로 판갈이하자!"
"부패정치 청산, 깨끗한 정치 5·31로 실현하자!"


"5·31에 꼭 투표해요"라고 외치는 젊은 사람들의 짜랑짜랑한 목소리가 창동역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거, 5번은 어느 당이야'라고 묻는 분도 있어요. 우리가 5·31을 강조하느라고 손가락 다섯 개를 쭉 뻗으니 기호 5번으로 보이나 봐요"라며 웃는 이 사람들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나라사랑북부청년회 회원들이다.

말풍선 모양의 손피켓에서부터 6·15공동선언을 상징하는 한반도 모양의 상징물 등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다양한 모양의 선전물을 들고 나온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는 일일이 '5·31에 꼭 투표해요'라는 인사와 함께 유인물을 나눠준다. 또 지나가는 자동차와 멀리서 지나가는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길가에 서서 노래도 부르고 재미있는 구호도 외치느라 힘들 법도 한데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가득하다.

지난 주 두 차례에 걸쳐 퇴근 이후 회원들끼리 모여 투표 참여 선전전을 벌이기도 한 나라사랑북부청년회는 21일을 시작으로 모든 회원들이 저녁 시간과 휴일을 반납하고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조종완(33) 나라사랑북부청년회 회장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일 거라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회원들 사이에 이건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의 정치무관심, 선거무관심이 심각하다는 말에 젊은층이 투표참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에 캠페인을 벌이자고 했다"고 밝혔다.

ⓒ 박준영
회원들은 "속도는 느리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대부분이 직장을 다니고 있는 퇴근 이후 피켓을 들고 1인 캠페인을 많이 했는데 보면서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특히 택시 기사님들은 뒷좌석에 놔두겠다며 유인물을 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주민 반응을 전했다.

오늘 캠페인도 마찬가지였다. 회원들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묻고는 "나는 투표 안 해"라고 뒤돌아서던 할아버지. 곧 돌아와 선전물을 유심히 읽더니 "정치가 다 썩었어, 그래도 대통령 끌어내리는 당은 안돼"라며 내심 투표할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청년회 회원들의 투표참여 운동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조종완 회장은 "지금 회원들은 1인 1실천계획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학원강사를 하는 어떤 회원은 학부모들에게 전화해 투표참여를 호소하기로 했고, 또 어떤 회원은 핸드폰에 저장된 100명에게 문자메시지, 영상 등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 또한 직장이 있는 성남까지 오고가는 동안 지하철 선반에 투표참여 유인물을 올려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만삭의 임산부임에도 투표참여 캠페인에 참가한 배은진씨
만삭의 임산부임에도 투표참여 캠페인에 참가한 배은진씨 ⓒ 박준영
"선거 앞두고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매관매직, 성추행 같은 사건들이 터져 나오는데도 선거참여를 안 하는 것은 그런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것과 똑같다"며 정치무관심에 걱정을 감추지 못하는 김지은(33) 회원은 "그런 정치인들이 또 거들먹거릴 것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고 애써 가꿔놓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분위기가 발목이 잡힐까봐 너무 걱정이 돼서 휴일과 평일도 반납하기로 했다"며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모두가 김지은씨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길가 한켠에 앉아 피켓으로 온몸을 두른 배은진(32)씨는 출산일이 10일 밖에 안남은 만삭의 임산부다. "어쩌겠어요.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는걸요. 출산하기 전까지 몇 번 더 나와야 할 것 같네요"라며 웃는 배씨. 태어날 아이에게 좀 더 깨끗한 정치, 좀 더 나은 세상을 안겨주기 위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오후 3시에 시작해 6시까지 캠페인을 진행한 나라사랑북부청년회는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할 계획이다. 매일 회원 개인별로 캠페인을 벌일 뿐만 아니라 오는 25일에는 오늘처럼 회원들 모두가 모여 캠페인을 벌이며 28일에는 6·15 청학연대와 함께 대규모 투표참여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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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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