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대학 친구가 서산에 연구실을 가지고 있어 동창 몇 명이 주말을 그곳에서 보냈다. '게'가 마지막 철이라고 하여 갔었는데…. 정말 어찌나 크고 알이 꽉 찼던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싱싱한 조개탕과 소주를 곁들여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3년 전 친구들과 함께 마애삼존불상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못 가본 친구가 있어 다음 날 아침 자애로운 미소를 자랑한다는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용현리로 이동하였다.
예전에 왔을 때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들어가는 초입에서부터 시설을 보완한 것 같았다. 산림욕을 즐기면서 돌계단을 조금 오르니 어느덧 입구가 보인다. 마애삼존불 관리사무실 마루턱에는 이곳을 알리는 안내 리플릿이 놓여 있었는데 파란색의 구조물이 주변과는 동떨어진 질감과 색상이어서 아쉬움을 주었다.
관리사무실을 지나 다시 돌계단을 조금 내려오니 앞에 암벽 밑으로 삼존불상을 모신 곳이 눈에 띄었다.
서산마애삼존불상은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달리 보이는, 가야산의 끝자락인 수정봉 북쪽 산중턱에 위치한 커다란 암벽을 안쪽으로 파내고 들어가 부조형식으로 조각된 삼존 불상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백제후기의 걸작품이라고 한다. 얼굴 가득한 미소는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으며 이 유쾌한 미소는 '백제의 미소'라 명명 되었다.
석가여래입상은 머리 뒤에 보주 형 광배와 초승달 같은 눈썹, 미소 짓는 그 입술이 친근감을 주는데 이 부처는 조각도 잘 됐지만 진가는 이 웃음에 있다고 한다.
석가여래입상의 두 어깨에 걸친 옷자락은 양팔에 걸쳐 평행호선으로 길게 주름져 있어 입체감을 느끼게 했다. 활짝 웃고 있는 유쾌한 얼굴은 독특하고 참신한 개성미를 보여줬으며, 백제인의 쾌활한 장자풍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좌측의 제화갈라보살입상은 흔치 않은 보살로 석가에게 성불하라는 수기를 준 과거불인 연등불의 보살일 때 이름이며 그 웃음 역시 일품이다. 이 부처의 티 없이 맑은 웃음도 역시 다른 부처상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상이라고 한다. 흔히 보관에 화불이 있다 하여 관음보살이라고도 하나 법화경사상에 의하여 제화갈라보살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한다.
우측의 미륵반가사유상은 166cm의 크기로 살이 통통하게 찐 소년적인 체구를 가졌다. 이런 부처의 배열은 이곳 밖에 없다고 한다.
마애삼존불상은 600년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국보로 지정된 것은 1962년이다. 삼존불상의 배치는 중앙에 석가여래 입상, 좌측에 제화갈라보살 입상, 우측에 미륵반가사유상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과거, 현재, 미래의 3세불 형식으로 두 입상에 하나의 반가상이 있어 독특한 배치라고 한다.
화강암을 파내어 암벽 안쪽에 조각되어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상' 정말로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미소가 달라 보였다. 우리의 조상, 백제인들의 기술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이 부근에는 '마애삼존불상'외에도 백제불교문화의 유적지인 보원사지도 있다. 다음 동창 모임 때에는 서산 근처의 유적지를 살펴보기로 하고 우리는 부지런히 다음 행선지인 덕산으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 소재지: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2구
형 식: 보존불 높이 280cm
보살입상 높이 170cm
반가사유상 높이 166cm
재 료: 화강암
시 대: 백제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