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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텃밭농사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조그마한 텃밭에 채소를 심어 가꾸는 삶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인데요. 지난주에 찾아간 시골집 텃밭에 핀 꽃들을 담았습니다. 텃밭이 없다면 이 꽃이라도 구경하세요.
첫 번째 사진은 토마토의 꽃입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민들레 꽃씨처럼 보이는 것들이 토마토 노란 꽃과 함께 키스하고 있네요. 이 꽃에서 붉고 맛있는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이죠. 토마토가 익어 가는 여름이 벌써 기대 되시죠.
이 꽃은 가지 꽃입니다. 보라색 가지와 비슷한 보라색 꽃입니다. 수수하지만 보라색은 누구나 쓰는 색이 아니라고 하죠. 아마 가지 꽃을 본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지에도 이렇게 예쁜 꽃이 핀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감자 꽃입니다. 감자 칩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쪄서 먹고 감자탕에도 들어가는 맛있는 감자의 꽃이죠. 흰색의 꽃이 수수하고 서민적입니다. 요즘은 하지감자가 한참 수확되는 때입니다. 감자꽃잎은 꼭 하얀 창호지 같기도 하고 나풀거리는 날개 같기도 합니다.
다음은 오이 꽃입니다. 작은 오이가 붙어있죠. 여름 반찬 중에 오이 만한 것이 없죠. 된장이나 고추장에 콕 찍어 먹어도 좋고요. 부추랑 오이를 넣어 무쳐 먹어도 좋습니다. 산에 가서 목이 타 들어 갈 때 오이 하나 먹으면 그 맛 끝내주죠.
장독대 옆에 수북하게 핀 이 꽃은 다름 아닌 돌나물의 꽃입니다. 돌나물도 이렇게 꽃이 핀답니다. 장독대외 돌나물 꽃 너무 잘 어울리죠.
이런 텃밭을 가꾸고 사시는 분은 다름 아니 저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텃밭 농사를 짓고 사는 분이 아니라 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안고 사는 여성 농민입니다. 쌀 수입 개방 때문에 한숨 내쉬고, 잘 알지도 못하는 한미 FTA 때문에 걱정하시는 이 땅의 농민이죠. 지속된 농촌 말살정책 때문에 어머니는 여전히 가난하답니다.
요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우리 농민들에게도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쌀 수입이나 한미 FTA 같은 문제도 다른 시각에서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텃밭을 가꾸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소농들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것은 국가 경쟁력이 아니라 소박하고 건강한 삶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텃밭에 핀 꽃이 좋다면 텃밭을 가꾸는 농민들의 삶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덧붙이는 글 | NO마진 농산물 직거래 운동을 하는 참거래 연대(www.farmmate.com)와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