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유창하

▲ 프랑스에 리드당할때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상하이 교민들(위)이 후반 박지성의 동점골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
ⓒ 유창하
중국 상하이 한국 교민들도 19일 새벽 열린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를 밤새 뜬눈으로 시청하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열광했다.

교민들은 프랑스전이 새벽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붉은악마 옷으로 갈아입고 실내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응원했다.

특히 30여개 한국음식 식당이 밀집한 즈텅루(紫藤路)거리에서는 한국팀의 선전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인 함성이 거리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전반 9분 앙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안타까운 마음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교민들. 하지만 후반전 36분 박지성이 동점골을 터트리자 서로 껴안고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한 골만"을 외치면서 내친 김에 승리를 거머쥐자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기도 하였다.

교민들은 경기가 종료됐는데도 자리를 뜰 줄 모르고 선 채로 마지막 골 장면을 다시 보며 박수를 쳤다. "한국팀이 반전의 진수를 보여 준다", "한국이 너무 잘 싸워 기쁘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긴 심야의 시간을 보낸 교민들이지만 피곤한 기색도 없이 중국 상하이 즈텅루 거리를 붉은 옷을 입고 쏟아져 나와 서로 안부를 전했다. 그리곤 즐거운 표정으로 각자의 직장으로 학교로 가정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이곳 중국 상하이에서의 응원전은 주로 한국 식당에서의 실내응원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 거리응원전에서처럼 쓰레기 투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차량운행방해, 심야고성, 폭력사건, 성추행사건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교민들은 단체응원전을 마치고 나서도 대부분 '2차'로 이어지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거리에 나와 함부로 "대~한민국"도 연호하지 않는 등 '성숙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지성 선수가 동점골을 넣었을 땐 즈텅루 거리 이곳저곳에서 함께 터져 나온 한국인들의 함성 소리 때문에 거리를 지나던 중국인들이 궁금해하며 "무슨 일이냐, 한 골 넣었느냐"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번 월드컵 경기는 대부분 중국인들이 잠을 자고 있는 새벽에 열리는데다 중국은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이런 탓으로 외국인들이 심야에 고함을 지른다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은 뻔한 이치이고 자칫하면 사소한 시비로 번질 수도 있다.

이미 한국 대사관에서는 월드컵 기간 중 중국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반감을 사지 않도록 월드컵 응원을 할 경우에 실내 응원전을 할 것, 경기종료 후 분산해 귀가할 것(군중시위로 오인 우려) 등을 권유하는 당부 글을 영사뉴스로 공지하였다.

그리고 "월드컵 기간이 중국학생들의 시험 준비 기간임을 감안, 시험 준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성숙한 자세를 유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까지 첨부하며 질서정연한 응원전을 펼쳐주기를 주문하기도 하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너무 오랜 기간 오마이뉴스에서 쉬었네요. 힘겨운 혼돈 세상,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께 전해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