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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고급아파트 공용정수기에서 나온 녹슨 이물질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고급아파트 공용정수기에서 나온 녹슨 이물질들. ⓒ 주민회의 제공
한솔건설이 성남시 분당에 지은 고급아파트의 '녹물 공용정수기'(6월 20일자 <오마이뉴스> 보도) 용출수에서 중금속 물질인 납과 카드뮴이 검출돼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MBC는 26일 오전 '최윤영의 오늘아침'을 통해 녹물 공용정수기 논란을 보도하면서 한국환경수도연구소(소장 김원만)에 용출수를 시험의뢰한 결과, 납과 카드뮴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료로 사용된 용출수는 공용정수기에서 나온 녹슨 압력게이지를 물에 담근 뒤 24시간 침적시킨 것이다.

한국환경수도연구소 시험 결과에 따르면 이 용출수에서는 납 0.64㎎/L, 카드뮴 0.719㎎/L 등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납 0.05㎎/L, 카드뮴 0.005㎎/L)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이 밖에 아연과 알루미늄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결과 유해한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실제 주민들이 이 물을 마셨는지는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수도연구소도 시험 결과와 실제 식수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물과는 다르겠지만, 수돗물 원수에는 납·카드뮴 안 나온다"

연구소 관계자는 "용출수는 용기에 물을 담아 24시간 침적시킨 것으로 정체돼 있는 상태여서 실제 주민들이 사용한 수돗물보다 중금속 농도가 더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 공용정수기를 통해 각 세대에 급수할 때의 수압, 통수량, 배관이송 과정을 따져봐야 한다"며 "동일한 조건에서 (녹물을) 적용시험을 해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돗물의 경우 '원수(수도물로 사용하기 위해 처음 강에서 끌어온 물)'에서도 납과 카드뮴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수돗물이라면 납과 같은 중금속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용출수에서 중금속 물질이 발견되자 주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 장호석(39) 주민회의 대표는 "납과 같은 중금속 물질이 검출된 만큼 3년간 이 물을 마셔온 주민들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25일 주민회의 총회를 통해 자비를 들여서라도 주민 모두가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설사의 무책임한 대응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솔건설 기전팀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이 아파트 주민들과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가는 도중 교통사고가 났다"고 말했지만 성난 주민들이 건설사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면서 한바탕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탓에 시공사인 한솔건설도 쉽게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솔건설 측은 여전히 "실수는 인정하지만, 주민들이 공용정수기를 통해 물을 공급받지는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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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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