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남쪽에는 함허동천이라는 유명한 계곡이 있는데 이곳은 계곡 주변에 야영장이 설치되 있어 여름 피서 철이면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행은 이곳 함허동천에서 시작해 460봉을 걸쳐 정상과 참성단을 지나 계단을 이용해 상방리 주차장으로 내려오면 된다.
함허동천은 산과물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으로 조선전기 승려인 기화(己和)가 인근 정수사(淨水寺)을 증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하였다하여 그의 당호(堂號)인 함허(涵虛)를 따서 함허동천(涵虛洞天)이라 했단다. 함허동천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란 뜻으로 계곡 너럭바위에 희미하게 새겨져 있는데 역시 승려 기화가 썼다고 전해진다.
함허동천을 지나 50여분 남짓 올라가면 460봉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정수사 암릉길에서 올라오는길과 참성단으로 가는길이 만나는 곳으로 정상부 능선이 시작 되는곳이다.
서해바다의 시원한 바람과 막힘없이 펼쳐진 능선길,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하늘아래 암릉숲을 걷다보면 어느새 멀리 참성단이 희미하게 보인다. 참성단까지 가는 능선길은 마치 공중에 끝없이 매달려 있는 구름다리를 걷는 기분이다. 사방양쪽 어느 곳도 시야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가까이는 서해바다의 수평선까지 시야에 들어오니 신선이 따로 없다.
참성단에서 산행의 마지막 여운을 즐긴뒤 삼국시대 임금들이 천제(天祭)를 올리기 위해 다녔다는 918개 계단길을 이용해 하산한다.
하산길에 만난 아름다운 야생화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머리끝까지 시린 차가운 계곡물에 발까지 담구니 비로소 마니산 산행의 행복감이 느껴진다.
460봉에서 참성단까지 그 끝없는 하늘아래 암릉숲... 옛날 선조들의 시를 읊조리며 아름다운 산행을 마감한다.
세월따라 선경에 온 것이 분명 하구나
질펀한 바람곁에 갈매기만 깜박이니
천지도 끝이 있을까 늙어만 가네
이 몸이 몇 번이나 이곳을 찾을 수 있을는지 - 이색(호: 목은, 고려학자)의 참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