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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평택까지 285리 평화 대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길트기 행사가 5일 청와대 앞에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서울에서 평택까지 285리 평화 대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길트기 행사가 5일 청와대 앞에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 박준영
"길을 떠나려 합니다. 서울에서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까지 걸어서 285리를….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자 합니다. 평화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행진은 단호해야 합니다. 대추리, 도두리, 그리고 황새울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평화를 지키는 것임을, 한미 FTA를 저지하는 것이 우리의 생존과 인권을 지키는 것임을 세상에 목청껏 당당하게 외칠 것입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와 '한미 FTA 협상 반대'를 위한 285리에 달하는 평화행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평화야! 걷자' 행진단과 벗바리(평화행진을 지지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85리 평화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길트기 행사가 5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 20여명이 참여해 평화행진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 ⓒ 박준영
행진단의 선두를 선 문정현 신부는 "평화란 살고 싶은데서 사는 거고 고향에서 사는 건데, 쫓아내는 것은 평화를 거부하는 것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신부는 "평화와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285리를 걸어서 285만평 평택땅을 살려내자"고 호소했다.

지난 6월말 20여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는 문 신부는 건강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도 285리 평화대행진에 합세했다.

행진단장을 맡은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장마비가 내리고 땡볕이 내리쫴도 에돌아가거나 타협하지 않고, 몇 사람만 대추리 도두리로 가는 것이 아니라 행진단 모두가 평화의 땅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행진 결의를 밝혔다.

특히 대추리 도두리 주민의 한사람으로 평화대행진에 참가하는 이상렬 도두2리 이장은 "땅에서 일해야 할 주민들이 이곳에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면서 "지금까지는 말로 우리 주민들의 마음을 알려왔는데, 이제는 걸음으로 평택에 평화가 오는 날까지 열심히 걷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순례 감독은 평택 평화대행진에 굳은 연대의 뜻을 밝힌 영화인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임 감독은 "우리의 땅과 문화를 지키는 것은 온 국민을 위한 투쟁이며 285리 걸어가는 동안 탈 나지 않고 편안하게 도착하기를 기원한다"며 "마음으로부터 격려한다"고 전했다.

오늘 길트기 행사에는 평화대행진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을 반영하듯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지지와 격려의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추리 도두리 주민 2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늘 길트기 행사에는 평화대행진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을 반영하듯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지지와 격려의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추리 도두리 주민 2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박준영
장애우들도 지지와 격려의 뜻을 전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했다.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285리의 걸음마다에 두 발로 걷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발로 걷는 사람, 휠체어로 걷는 사람, 혹은 온 몸으로 걷는 사람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격려했다.

이날부터 진행되는 4박 5일간의 평화대행진에는 총 41명이 전일 참가하고, 200여명이 부분 참가하게 된다.

평화대행진 관계자들은 "숙식과 식사, 물품을 제공하겠다는 전화뿐 아니라 행진에 결합하겠다는 전화가 속속 걸려오고 있어 갈수록 행진 대오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평화행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앞에서 시작된 오늘 행진은 과천까지 이어지며, 행진단은 국방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는다.
청와대 앞에서 시작된 오늘 행진은 과천까지 이어지며, 행진단은 국방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는다. ⓒ 박준영
한편, '평화야 걷자' 행진단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앞 길트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1시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는 강제토지 수탈을 중단하고 군부대를 즉각 철수하라'는 규탄집회를 갖고, 오후 5시 사당역에 도착해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행진단의 첫날 일정은 청와대에서 출발해 과천(20㎞)까지 행진하며, 다음날인 6일에는 수원(27㎞)까지 행진하고 경기도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는다. 이어 7일에는 오산(15㎞), 8일에는 평택역(18㎞)에 도착해 오후 3시에 평택구치소 앞에서 김지태 위원장을 비롯한 구속자들의 석방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행진 도중 '청와대, 국방부, 정부, 미군, 검·경'을 반평화 오적으로 규정하고, 직접 찾아가 규탄의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행진 첫날 청와대와 국방부에 대해 규탄했다.

첫날 행진을 이끈 이들은 '삼각산재미난학교'의 어린 학생들 20여명이었다. 학생들은 행진대열을 맨 선두를 차지하고 서울 시민들에게 "평택을 평화의 땅으로 지키자"고 외쳤다.

오늘 행진의 앞머리는 '삼각산재미난학교'의 어린 학생들이 차지했다.
오늘 행진의 앞머리는 '삼각산재미난학교'의 어린 학생들이 차지했다. ⓒ 박준영
행진단은 걷는 와중에도 구호를 외치며, 서울 시민들에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고 한미 FTA를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행진단은 걷는 와중에도 구호를 외치며, 서울 시민들에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고 한미 FTA를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 박준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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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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