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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만들기 운동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들이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살기 좋은 마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대구 삼덕동에 살고 계신 대구YMCA 김경민 소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도시에서의 마을은 공간적, 지리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마을은 문화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어느 곳이든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마을 공동체의 다양성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요새는 좋은 마을을 만든다고 아파트 짓고, 공원 세우고, 옛집 헐어서 원룸주택 짓고, 그런단 말이에요. 상당히 하드웨어적 발상이죠. 동네에 원룸촌이 들어서면 거기에 '방콕'이라는 것 외에 어떤 커뮤니티적 요소가 담길 수 있겠어요?"

마을 만들기는 무언가를, 눈에 보이는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겠죠. 즉, 그것은 마을의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마을 내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삼덕동 일대는 단지 담장을 허무는 것에서 벗어나 동네 곳곳에 문화적 요소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삼덕동 일대를 산책하면서 중간에 몇 번을 멈춰 서서 이야기하고, 쉬고 했는데요. 그만큼 그 작은 동네에 사람들이 오고가며 쉬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겠죠.

▲ 녹색살림장터. 담장을 허무니 멈춰서서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김경민 소장님 대문앞 풍경. 곳곳에 문화적 상상력을 심어놨습니다. 작은 리어커가 훌륭한 마차로 바뀌고, 자전거를 개조하니 2인승 삼륜차가 되었습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삼덕초등학교. 담장이 사라지니 답답함이 없어집니다. 길가던 아이에게 물으니 돌아갈 필요도 없고, 학교 오고가기가 편한다고.
ⓒ 함께하는시민행동
▲ 역시 초등학교 담벼락 대신 세워진 예술품. 속은 시멘트인데 버려진 타일들을 붙이니 저렇게 예쁜 담장이 되었습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함께하는시민행동
▲ 역시 초등학교입니다. 닫혀진 공간을 편안한 휴식처로, 공연장으로 변모시켰습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동네 중간에 있는 미술관. YMCA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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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시민행동
@IG10@
▲ 운치있는 동네 집들의 담벼락들입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함께하는시민행동
▲ 국악원입니다. 밖에서 본 모습과 내부 모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마을 일대에서 인형마임축제가 열렸다고합니다. 나무 위에 걸려진 탈은 축제의 상징물입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할머니 보리밥집이라는 식당입니다. 역시 담장을 없애버렸습니다. 괜히 밥먹으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 함께하는시민행동
▲ 저녁에 대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접한 신문광고. 대구의 자부심이고,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대구도 대형아파트 건설은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광고를 보면서 오후에 찾아간 삼덕동 일대가 눈에 밟혔습니다. 과연 도시에서 정말 잘사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대형아파트가 시민들에게 자부심이 될 수 있을까요?
ⓒ 함께하는시민행동

"마을 만들기 운동은 농활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면 된다."

김경민 소장님의 말씀입니다. 즉, 우리가 농활(농민·학생 연대활동)을 갈 때 이런 이야기들을 선배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죠.

"절대 어른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잘난 척 하지 마라. 시키는 일만 하지 말고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스스로 찾아라. 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하시는 말씀을 많이 듣고 배우는 자세로 일해라 등등."

마을 만들기도 비슷하다는 겁니다. 마을 만들기를 한다고 주민위원회 같은 조직을 먼저 만들어서 시끌벅적하게 하면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고 합니다. 조직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고 우선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풀뿌리는 느리게 질주한다고 하는 가 봅니다.

마지막에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만 봐도 -물론 올해 지방선거는 그런 것과는 너무 무관하게 분위기가 흘러가긴 했지만요- 그런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 보다 좋은 사람을 원한다는 거죠.

물론 능력이 없는데 사람만 좋다고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여기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마을 주민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이 하는 일은 믿을만해, 저 친구는 참 괜찮지' 뭐 이런 느낌의 것이겠죠. 시민운동을 한다는 것, 특히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뭔가 좋은 일을 해보려고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투어 이틀째, 다시금 되새겨보는 말입니다. 마치 예전에 "지식이 풍부한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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