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경찰이 포항지역 건설노조(이하 노조)가 점거농성을 하는 포스코 본사 1~3층에 진입했다. 그러나 노조원 2000여명은 포스코 본사 건물 4층부터 12층까지 이동해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점거농성 3일째인 15일 새벽 5시, 경찰 69개 중대 6900여명은 노조원들이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뚫고 포스코 본사 건물에 진입했다. 경찰 투입 직전 노조원들은 1~3층을 비워두고 4층부터 12층까지 이동한 상태여서 경찰과 노조원들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다.
노조원들은 건물 4층부터 각 통로마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창밖을 내다보며 경찰진입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각층을 통하는 통로 계단은 1m 내외로 좁은 공간이어서 돌발변수를 염려한 경찰은 더 이상 진입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오전 6시 포스코 본사 1층에서 연 공식 브리핑을 통해 "안전사고의 부담으로 오늘 오전에는 더 이상의 건물 내부 진압작전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억 포항남부경찰서장은 "노조가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자진해산하면 최대한 선처할 것"이란 뜻도 나타냈다.
그러나 포스코 건물 주위에는 수천명의 경찰이 배치돼 있고 노조원들이 옥상에 올라간 모습도 보여 사태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런 대치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노조는 경찰 투입이 되면 민주노총 차원의 대규모 총력투쟁을 이미 선언해 둔 상태다. 민주노총 건설산업노조연맹과 민노총 경북본부․포항시협의회는 경찰투입 하루 전날 저녁 8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권력 투입은 파국을 불러올 것이다"고 경고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 포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며 민노총 소속 모든 노조가 참가하는 지역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계획도 내놓았다.
포항건설노조는 사용자측인 전문건설협회와 15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임금 15% 인상 ▲토요일 유급 휴무 ▲재하청금지 ▲외국인 노동자 취업금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지난 13일 오후부터 포스코 본사 건물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파업기간에 경찰투입을 요청하고 회사 버스를 동원해 대체 인력을 투입한 것에 대한 포스코의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