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코벤트가든 시장 2층에 있는 펀치앤쥬디 펍
ⓒ 오두환
세계 어느 곳을 여행하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시장이다. 꼭 사야할 물건이 있어서라기보다 시장에 가면 그들의 전통, 문화, 풍습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런던에도 크고 작은 시장들이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열린다. 그중 대표적인 시장이 노팅힐게이트 근처에서 열리는 포토벨로 시장(Portobello Market)과 코벤트가든역 주변에서 열리는 코벤트가든 시장(Covent Garden Market)이다.

코벤트가든 시장은 코벤트가든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곧장 볼 수가 있다.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좌우에 일반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길 한가운데서는 행위예술가들의 각종 예술 활동을 지켜볼 수 있다. 얼굴에 짙은 분장을 하고 조각상처럼 서있는 이들과 사진 한 장 찍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 사진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행위예술가
ⓒ 오두환
▲ 5파운드 지폐를 10파운드로, 10파운드 지폐를 5파운드로 바꾸는 마술사
ⓒ 오두환
이외에도 이 시장에는 마술연기를 선보이는 마술사,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나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장소다. 코벤트가든에는 크게 두 개의 건물에 시장들이 열리고 있다.

하나는 코벤트가든 시장 건물에서 열리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쥬빌리 마켓 홀이라는 건물에서 열리는 시장이 있다. 보통 이 두 곳의 시장을 통틀어 코벤트가든 시장이라고 한다.

각각의 건물 안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식당에서부터 각종 보석, 공예품, 민속품, 예술품 등을 파는 시장이 들어서 있다. 또 코벤트가든 시장 건물 2층에는 펀치앤쥬디(Punch & Judy)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맥주를 발코니에서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선보이는 예술가
ⓒ 오두환
▲ 손으로 직접 만든 만화경을 판매하는 상인
ⓒ 오두환
코벤트가든 시장을 찾을 때 주의할 점은 주말에 많은 인파가 모이므로 지하철을 이용할 때, 코벤트가든역에서 내리기보다는 주변역인 레이세스터스퀘어역이나 홀본역에서 내려 도보로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왜냐하면 코벤트가든역은 공간도 협소하고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때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야 하므로 번잡함을 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력에 자신 있다면 193개의 계단을 밟으며 지상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

포토벨로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영화 속에서 보았던 곳이다. 줄리아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주연한 영화 <노팅힐>(1999)에서 나왔던 활기찬 시장의 모습이 바로 이곳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 포토벨로 시장의 거리 풍경
ⓒ 오두환
▲ 술을 담을 수 있는 술통들
ⓒ 오두환
포토벨로 시장은 한국의 인사동 거리나 이태원 거리와 비슷하다. 주로 파는 물건들이 고서, 골동품, 오래된 음악앨범, 필름카메라 등으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특징은 골동품을 많이 취급한다는 점과 더불어 골동품점과 신상품점, 야채상점과 과일상점, 그리고 벼룩시장이 순서대로 늘어서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입구인 골동품점부터 벼룩시장까지 돌아보려면 보통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배가 고프면 야채상점과 과일상점, 혹은 중국음식점에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다.

포토벨로 시장은 일요일 오후부터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므로 토요일이나 일요일 점심을 전후해서 들르는 것이 가장 좋다.

▲ 가죽으로 겉면을 만든 각종 노트, 다이어리들
ⓒ 오두환

작은 시장에 담긴 프랑스 문화
영국 속의 프랑스 시장

▲ 프랑스 시장 전경.
ⓒ오두환

영국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각 차이나타운과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영국 안에서 나름의 방식대로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하고 이어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나라는 바로 프랑스다. 4달 전, 처음 런던에 도착했을 때 집 근처에 조그만 시장이 열렸던 적이 있었다. 호기심에 들른 그곳은 바로 프랑스 시장이었다. 프랑스인들은 런던의 워털루, 스위스코티지 등지에서 4주에 한번 꼴로 시장을 연다.

파는 것들은 주로 소시지, 건과류, 쨈, 생필품 등이다.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다. 보통은 10여 개의 상점에서 많게는 15개 정도의 상점이 길거리에 들어선다. 어찌 보면 그리 많지도 다양하지도 않은 상품들을 판매하지만 프랑스인들이나 다른 외국인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시장은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공간이다. 동시에 자신들의 문화와 존재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많은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들에 밀려 속속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은 경제 논리를 따지기 이전에 안타까운 일이다. / 오두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어렵고 힘든 세상이지만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사람만이 희망이고, 희망만이 살길인 것 같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