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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당
우리는 생활하면서 가끔 '인생은 연극이다'란 말을 쓰곤 한다. 세상이란 무대에서 삶이란 대본을 들고 스스로 꾸려나가야 하는 생을 한편의 연극에 빗대서 표현한 것이다.

연극의 성패는 대본도 좋아야 하지만 주연배우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 배우는 어디서 어떻게 연기를 배워야 하나.

연기를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연기학원을 통해서나 선배 연기자의 지도로 연기력을 쌓을 수 있다. 또 거개의 학문이 그렇듯이 전문 서적을 통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타인의 연기색깔에 살짝 물들 수 있다. 그러나 후자는 설명서를 보고 따라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연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연기입문서는 초보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가이드인 셈이다.

초보에게 적합한 연기 입문서인 <액팅원>을 소개한다. '필독서'라고 칭한 대상은 일반인이 아닌 연기지망생이나 기성 연기자들에게 해당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다소 따분하고 전문적인 연기지침서다. 외국에서는 '연기 교재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연극평론가 로버트 코헨(미국 켈리포니아 어바인대학 연극과 교수)이 펴낸 이 책은 연기를 막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입문서로 1984년 초판 발행 이후 3차례 개정 과정을 거쳐 4판을 찍어낼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코헨은 뉴욕의 액터스 센터에서 연기자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를 지도하며 세계 각지의 극장과 연극학교에서 연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많은 연극 관련 책과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연극과 오페라 작품을 번역하기도 하는 등 전문 연극인이다.

이 책은 연기에 대한 주입식 지식 전달보다는 '연기의 원칙'을 세웠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책은 총 5부 28개 강의 과정으로 나뉘어져 1년 또는 2년간 연기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호흡법, 발성법은 물론 동작 하나하나까지 제어하는 방법이 모두 담겨져 있다. 막전, 막후에서 배우의 미세한 움직임과 심리상태를 모두 텍스트로 규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가급적 이론에 얽매이지 않아야 제대로 된 연기라고 지적한다. 책은 참고서란 의미다.

'말아톤'의 조승우 "1학년 때 교재였다" 적극 추천

"나는 이 책이 교실에서의 중대한 작업을 해치치 않으면서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제한적이고 지시적이기보다는 개방적이고 암시적인 것이 되도록 노력했다. 연기와 배우 훈련은 집단적이고 협력적인 기술과정의 범주 안에서 개인적인 예술이다. 배우는 기술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계발해야 한다. 연극예술은 그 두 가지 구성요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대로 기술도 중요하지만 배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아를 확립하는 것이 무대 예술의 요체인 것이다. 배우의 감정이 관객에게 이입되는 예술에서는 배우의 올곧은 자아 확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액팅원>과 같은 전문서적은 입문자의 마음가짐을 다지게 하는 중요한 지침서가 된다.

책을 옮긴 박지홍 교수(단국대 공연영화학부)는 "이 책이 처음 발행됐을 때 미국 대학에 입학해 첫 연기 수업교재로 배웠던 학생 중 한명"이라며 "내게 연극이란 무엇인지 깨우쳐주고 이 분야로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해준 첫사랑의 감동과도 같은 존재"라고 역자 후기를 적고 있다.

영화 <말아톤>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열연한 조승우씨 역시 대학 1학년 때 교재로 이 책을 사용했다면서 연기를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만큼 좋은 연기 입문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추천했다.

덧붙이는 글 | <액팅원>

글쓴이 : 로버트 코헨(Robert Cohen) 
옮긴이 : 박지홍(단국대 공연영화학부교수)
펴낸곳 : 경당 
펴낸날 : 2006. 6. 20 
쪽 수 : 400쪽 
책 값 : 1만8000원


액팅 원 - 연기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개정증보판

로버트 코헨 지음, 박지홍 옮김, 경당(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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