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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에게 있어 학습활동만큼 중요한 것이 대학생활이다. 학생들은 대학입학 전에 대학생활의 낭만을 꿈꾼다. 실제로 입학 후엔 학과활동, 동아리활동, 학생회활동, 엠티 등을 통해 진한 추억을 쌓는다.

그렇다면 온라인상에서 학습활동과 학사관리가 이루어지는 사이버대학의 학생들은 어떻게 대학생활의 추억을 쌓을까? 사이버대학만의 대학생활, 사이버대학 학생들만의 대학문화를 들여다보자.

오프라인에선 현장에서 뛰는 학우들에게 배운다

▲ 세종사이버대 애니메이션 동아리 '엔조이' 회원들
ⓒ 이덕원
세종사이버대학교 애니메이션 동아리 '엔조이'의 동아리방에서 1회 졸업생 김미경(36·여)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사진공부를 하고 있으며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졸업 후에도 계속 후배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진다"며 "자주 학교를 찾아 함께 작업도 하고 조언도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진을 전공한 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싶어 편입했던 것"이라며 "잡지사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면서 공부해 작년 여름학기에 졸업했다"고 한다.

김씨는 자신이 활동했던 '엔조이'에 대해 "애니메이션학과 동아리로,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끝나면 뒤풀이도 하는 등 여느 오프라인대학의 과동아리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달에 한 번은 학생들이 학과 강좌를 듣고 오프라인에서 스터디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학과생활에 대해 "직장인이 많아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오프라인에서 만난다"며 "평상시에는 싸이월드 클럽 등의 커뮤니티가 학생들 간의 매개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프라인대학에 비해 사이버대학의 모임은 희소가치가 있다 보니 할 말도 더 많고 반갑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부분의 학생이 애니메이션 계통에서 일하는데 재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려고 온 것"이라며 "현장에서 뛰는 사람도 많은 만큼 교수님보다 실력이 있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 만큼 워크숍이나 오프라인 스터디를 통해 기본적인 테크닉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활동이 부족하다보니 '시위'도 학교게시판에서

▲ 세종사이버대 4대 총학생회장 이성훈씨
ⓒ 이덕원
세종사이버대학교 4대 총학생회장 이성훈(35·남)씨는 "아직까지 사이버대학의 오프라인활동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학생들 간에 얼굴도 잘 몰라 활성화가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그는 "심지어 졸업하고도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 "실제로 학교 행사때 총장님이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직접 전화해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프라인대학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나서지만 사이버대학의 경우 직장 다니느라 바쁘다"며 "이 때문에 사이버대학의 시위는 외부인들이 보는 학교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씨는 "연합엠티를 비롯해 체육대회, 축제 등의 학교행사도 있다"며 "한국사이버대학연합에선 협의 끝에 올 11월에 전국 사이버대학 연합체육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동아리 육성에 있어 "학교와 총학생회가 우수동아리를 뽑아 지원금을 준다"며 "학생들의 오프라인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동아리가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는 과별로 있다"며 "이는 자신과 같은 과에 다니는 사람도 다 모르는데 다른 과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총학생회장이면서도 타과 사람들을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 만날 수 있어

▲ 한양사이버대학교는 월 1회 외부강사를 초청해 오프라인 특강을 듣는다.
ⓒ 이덕원
한양사이버대학교 3대 총학생회장 이혜정(35·여)씨는 "학교생활에 있어 오프라인 캠퍼스로 등교만 하지 않을 뿐 오프라인대학과 다른 게 없다"며 "온라인 외적으로도 모임이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역마다 자체적으로도 모임이 있다"며 "지난 5월엔 부산에서 모임이 있었고, 이달엔 광주에서 모임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회가 모임이 있는 지역으로 가서 함께 세미나도 하고 뒤풀이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외에도 번개모임도 갖는다며 "속초에 계신 학생이 모임 공지를 올리자 제주, 여수에서 학생들이 찾아와 학교 앞에서 만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이버대학의 장점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씨는 "언론이 일부 사이버대학의 문제를 전체 사이버대학의 문제처럼 보도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든다"며 "사회에 나가 사이버대학을 제대로 알려 이를 바로잡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오프라인대학도 '원격학부' 설치 가능, 사실상 경쟁구도

2008년부터 오프라인대학에도 원격학부를 설립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사이버대학과 오프라인대학이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사이버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대학에 사이버강의가 점차 늘어나더니, 결국 사이버학부도 개설한다"며 "그만큼 사이버 상의 교육이 시대적 조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오프라인대학과 수요를 나누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이버대학은 사이버대학만의 노하우로 차별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 오프라인대학에 비해 사이버대학이 지닌 가장 큰 경쟁력은 학습콘텐츠다. 하지만 이에 있어서도 일부 사이버대학의 강좌의 경우 학습 자료를 우려먹어 문제가 되고 있다.

S사이버대학에 다니고 있는 이모씨의 말에 따르면, 학습 자료를 3년 동안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강의를 보다가 어이가 없었다"며 "새로 생긴 기술도 안 가르쳐 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이 돈을 아끼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학습 자료는 매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습 자료를 만든 강의교수와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해주는 관리교수가 따로 있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는 "작년(2005년)엔 내가 몇 년 전 시간강사로 있던 사이버대학의 학생이 이메일로 수업내용을 질문하더라"며 "그 당시 내가 찍은 동영상강의를 아직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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