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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개교한 한국사이버대학교
ⓒ 한국사이버대학교 홈페이지
"30년 후면 대학 캠퍼스는 20세기가 남긴 유물이 되어 관광객들의 구경거리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의 저자이자,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교수가 10여 년 전 내놓은 예측이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 매체의 급성장과 보편화로 인해 오프라인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피터 교수의 말을 뒤따르듯, 고등교육에도 '사이버대학'이라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

평생교육 전담기관이자, 새로운 고등교육의 장

사이버대학은 교육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화해 고등교육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고급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도입되었으며, 오프라인대학과 달리 학습활동이나 학사관리 업무를 모두 컴퓨터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 사이버 공간에서 수행하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현재는 4년제 학사학위과정 15개 대학과 2년제 전문학사학위과정 2개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2004년, 4년제 학사학위과정 15개 대학엔 1만1163명이 입학했고 2005년엔 1만4399명이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년제 전문학사학위과정 2개 대학의 경우도 2004년 881명에서 2005년 1687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졸업자에 있어서도 4년제 학사학위과정 15개 대학의 경우 2004년 223명에서 2005년 2812명으로, 2년제 전문학사학위과정 2개 대학의 경우 2004년 731명에서 2005년 1204명으로 증가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이버대학은 당초 기대에 비해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사이버대학을 원격강의로 이루어지는 학습활동 정도로 간과하거나, 일부 오프라인대학에서 시행 중인 사이버강의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양사이버대학교 3대 총학생회장 이혜정(35·여)씨는 "온라인 교육이 세계적 추세"라며 "(사이버대가) 급성장 하는 만큼 앞으로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 80%가 직장인

사이버대학의 운영 취지 중 하나가 평생교육을 위한 재교육인 만큼, 학생 구성에 있어 연령대도 다양하다.

한국사이버대학교 관계자는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며 "2년 전 67세의 나이로 졸업한 학생이 최고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학생 중엔 대전 배재대학교 총장님도 있다"며 "그는 중국과의 대학 교류를 위해 중국학과에 다닌다"고 덧붙였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재학생 수는 7200명 정도인데 이중 100여명이 해외에 거주한다"며 "심지어 자이툰부대에 근무하며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한 마음먹고 직장을 다니며 향학열을 불 태운다"며 "반면 일부의 학생들은 직장을 우선시하다보니 휴학을 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수업, 하지만 오프라인 강의도 있어

▲ 사이버대학도 각종 학내 행사를 위해 강당이 구비되어 있다.
ⓒ 이덕원
사이버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대부분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는다는 것. 이에 대해 한국사이버대 관계자는 "사이버강의의 특성상 반복 수강이 가능하며 이것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 때문에 오랫동안 공부에서 손을 놓았던 50, 60대 고령자들도 젊은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경배 교수는 수업과 관련 "대개 동영상으로 강의를 촬영하고 일부는 학습자료 녹음강의를 한다"며 "수업방식도 다양해 취재식이나 좌담식 강의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전에 취재식 강의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내용을 다뤄, 이태원의 한 바에서 연예인 홍석천씨를 인터뷰한 적도 있다"며 "이런 수업은 힘들지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의 말에 따르면 1주일 강의를 한꺼번에 올리며 학생들은 이것을 2주의 유예기간 동안에만 들으면 된다고 한다. 또 그는 "휴강이 없어 13주 분량이 다 올라가기 때문에 강의 양이 많다"며 "어떤 학기에는 오프라인 대학에서 강의했던 자료를 쓴 적이 있는데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사이버대학의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사이버대 관계자는 "수업은 인터넷으로 하지만 매주 금요일 특강은 오프라인에서 한다"며 "이와 같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5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경배 교수는 "오프라인 특강도 있지만 출석을 부르지는 않는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있어 이를 출석점수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대도 오프라인대학과 동일하게 관리"

지난 7월12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사이버대학의 설립·운영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빠르면 올해 안으로 사이버대학에도 기존 평생교육법이 아닌 고등교육법에 해당되는 시행령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교육부가 사이버대학을 고등교육법에 넣어 오프라인대학과 동일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사이버대학에는 평생교육법이 적용됐기 때문에 적절한 제재와 지원이 미흡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법령개정으로 인해 그동안 법제도적으로 미비했던 점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대학에 대학평가가 있는 것처럼 앞으로 사이버대학도 각 대학별로 평가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지표를 개발해 평가내용을 일반인에게도 공개해 내년도 모집시기에는 학생들의 선택 폭을 넓힐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평가결과를 잘 받은 대학은 신입생 모집에 유리하게 된다. 또 교육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추가지원금도 지급 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기존 5개의 재단법인 사이버대학은 교육부의 요구조건에 맞춰 학교법인으로 변경하는 절차 등을 거치게 된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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