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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의대회 참가자가 '인화학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가 '인화학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위드뉴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여름 광주광역시 소재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사회복지법인 ‘우석’ 산하 인화학교 내에서 발생한 장애학생 성폭행 사건이다.

지난 2003년 4월에는 인화학교 기숙사에서 생활보육교사가 사물놀이 연습 후 기숙사에 돌아온 장애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같은 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동안 기숙사에서 수차례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사회복지법인 ‘우석’ 산하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학교행정실장과 생활보육교사에 의한 청각장애학생의 성폭행이 있었다는 상담을 접수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방영된 PD 수첩을 통해서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오랜 기간 동안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행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석재단에서는 이 사건을 방조·조작·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행정실장이 장애학생 성폭행, 학교는 사건 은폐’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와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은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옆 소공원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성폭력 문제와 인권유린,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이사진 전원해임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광주인화학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인화학교 학부모가 삭발을 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광주인화학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인화학교 학부모가 삭발을 하고 있다. ⓒ 위드뉴스

지난해 7월 구성된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아래 인화성폭력대책위)는 그동안 ‘사회복지법인 우석’에서 운영하는 인화학교와 인화원 등에서 발생한 성폭력 진상규명과 가해자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집회와 삼보일배 시위, 진정서 제출 등의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 결과 지난 5월과 7월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성폭력 가해자인 생활보육교사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행정실장은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또 인화성폭력대책위는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목격자와 증언을 찾던 중 추가 피해자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인권위에서는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마치고 오는 22일 전원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인화성폭력대책위는 지난 5월 16일부터 ‘사회복지법인 우석’의 관리·감독 기관인 광주시 광산구청 앞에서 ▲성폭력사건 진상규명 ▲우석의 이사진 해임 ▲우석에 대한 인허가 취소와 공립학교 신설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잘못한 사람을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이 나라의 ‘법’

이날 결의대회에서 광주인화학교학부모회 조규남 회장은 “작년 6월 딸이 학교를 다녀오더니 ‘친구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처음엔 이 말을 믿지 않았다”며 “그러나 나중에 피해학생에게 직접 물어보니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 위드뉴스

이어 조 회장은 “아이로부터 친구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듯 했다”며 “그 아이는 ‘왜 내가 그렇게 당해야 하냐.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또 “처음엔 대한민국의 법을 믿었다. 아이들이 받은 상처를 법이 알아서 처벌해 주리라 믿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1년간 싸워오며 법에 대해 너무 실망했다. 가해자보다 더한 것이 잘못한 사람을 처벌할 수 없는 ‘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절망했다”고 토로했다.

또 이날 결의대회에서 에바다학교 권오일 교감은 “인화학교와 우석재단은 인권을 짓밟고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가 있는데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권 교감은 “학교도, 재단도, 구청도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겠다면 학교 건물이라도 구속해야 한다는 말이냐”며 “대학민국에서 싸우지 않고 얻어낼 수 있는 것은 0.1%도 없다”고 덧붙였다.

성람재단 문제, ‘종로구청은 이사해임 권한 없다?’

한편, 국고 보조금 횡령과 인권 유린 등의 사건이 발생한 성람재단은 국내 최대 시설로 재단 산하에 13개의 시설을 가지고 있다.

이날 종로구청의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 띠를 종로구청 앞에 걸었다.
이날 종로구청의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 띠를 종로구청 앞에 걸었다. ⓒ 위드뉴스

성람재단 전 이사장인 조모씨는 13개 시설 중 단 한 개의 시설에서 27억을 횡령한 혐의가 포착돼 구속됐으며, 지난달 28일 열린 1차 재판 결과 횡령액 9억5천만원에 대해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에 장애인·시민 사회 단체들은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아래 성람공투단)을 구성하고 지난 7월 26일부터 ▲성람재단 비리척결 ▲비리이사진 전원해임 ▲민주이사진 구성을 요구하며 종로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재 조씨는 보석신청으로 석방된 상태이며 지난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선고공판은 ‘조씨의 재산형성 과정과 형량이 제대로 됐는지 더 심리한다’는 이유로 오는 9월 1일로 연기된 상태이다.

인화성폭력대책위와 성람공투단은 “성람재단과 우석은 성폭력과 인권유린, 시설비리로 얼룩진 사회복지법인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표적 사례”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종로구청과 광산구청의 책임을 묻고 있지만 관할구청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서 인화성폭력대책위 소속 인화학교 동문 5명과 활동가 3명이 사회복지법인 우석의 현 이사진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으며 결의대회 이후 인화성폭력대책위와 성람공투단은 종로구청을 거쳐 국가인권위원회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정부청사 옆에서 종로구청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종로구청 앞에서는 성람재단의 인권유린, 시설 비리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시설 내에서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비리 문제와 장애학생에 대한 성폭력 등의 인권유린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광산구청과 종로구청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김지숙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www.withnews.com 기자로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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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의 기자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의 차별적 문제를 언론을 통해 변화시키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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