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8일 최희정(필명 김선주) 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21일 서울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열렸다.
지난 18일 최희정(필명 김선주) 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21일 서울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열렸다. ⓒ 박준영
최희정(필명 김선주)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이 지난 18일 인터넷상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 및 이적표현물 소지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경찰은 지난 7월23일 최씨의 자택을 수색, 책과 컴퓨터 등을 압수했고, 경찰의 출두요구에 따라 지난 4일부터 3차례에 걸쳐 최씨는 출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8일에도 출두조사 중 구속됐으며, 현재 남대문경찰서와 옥인동 대공분실을 오고 가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측은 구속이유에 대해 "전국연합, 통일연대 등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문건을 조직적, 상습적으로 제작, 반포하고 사용 중인 이메일 내에 북한문헌, 로동신문 사설 등 이적표현물을 취득, 소지한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제7조 제1항, 제5항)으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민권연구소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는 21일 오후 2시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의 구속을 규탄하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강진구 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은 최씨의 구속과정을 발표하고, "지난 2003년, 2004년 활동을 빌미로 구속했는데 이는 몇 년간 공안당국이 개인사찰을 계속해 왔다는 뜻으로 최근 정국분위기를 보면서 공안당국이 공안바람을 일으키려는 술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강 집행위원장은 "공안당국이 과거 활동을 이유로 탄압하는 것은 진보적 학문활동을 탄압하는 것과 같다"며 최씨를 구속한 공안당국의 처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윤한탁 실천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민가 사이에 사람을 가두고 조사하는 이런 건물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평화통일의 시대를 앞당겨야 할 이때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살아 유령처럼 세상에 나타나 시대를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상임공동대표는 "일제시대 치안유지법의 이름만 바꿔 지금까지 양심세력을 가둔 보안법은 당장 없어져야 한다"며 "이적표현물 소지로 가둘거라면 북에 다녀온 모든 사람들을 다 가둬라"고 법의 공평성 실천을 촉구했다.

권오창 실천연대 상임공동대표도 "노무현 대통령도 보안법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에 모셔야 한다고 했는데, 6·15시대 이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냐"며 최씨의 구속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보안법은 지난 60년간 민중을 때리는 쇠뭉치였고,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쇠 빗장이었다"며 "그것도 모자라 6·15시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공안당국은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최씨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민권연구소의 유옥진 상임연구위원은 최씨의 구속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진보적 학문활동가가 시대의 낡은 법에 의해 탄압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연구활동가의 탄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진보를 억누르는 것으로 올해 안에 보안법을 끝장내고 민주, 자주, 통일적 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한욱 실천연대 정책위원장은 최씨 구속을 비롯한 최근의 정국분위기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최 정책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내다보면서 6·15공동선언 이후 모처럼 제 세상을 만난 듯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번 구속사건은 개인사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세력 전체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체 진보세력들이 사활을 걸고 이번 사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민권연구소와 실천연대는 최씨의 구속을 "통일시대에 몇 년이 지난 과거의 활동을 빌미로 한국민권연구소의 의롭고 정당한 연구활동을 탄압하는 것은 조국통일을 방해하는 반민족적이며 시대착오적인 범죄행위"라고 규탄하고 즉각적인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투쟁할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윤한탁, 권오창 상임공동대표는 최씨를 면회하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최씨는 과거 활동을 중심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으며, 국가보안법 구속을 인정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