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양남 네거리에 걸린 펼침막.
양남 네거리에 걸린 펼침막. ⓒ 정판수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유일하게 신호등이 설치된 곳이 있다. 양남면에서 동으로 가면 바닷가요, 남으로는 울산이요, 북으로는 감포와 경주요, 서로 가면 외동읍(입실)이다. 이 중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13분쯤 가면 양남면의 끝 마을인 효동리 머든마을에 이른다.

그런데 이곳까지 이르는 길가에 13개나 되는 펼침막이 나붙었다(아래 사진 참조). 이곳뿐 아니라 양남면 네거리에서 북쪽으로도 양북면 끝까지 나붙었을 것이다.

이곳저곳에 걸린 펼침막.
이곳저곳에 걸린 펼침막. ⓒ 정판수

이외에도 '투쟁 - 핵폐기물 임시 저장 보관료 주민에게 돌려 달라 - 쟁취', '투쟁 - 법 위에 군림하는 한수원을 국민의 이름으로 처벌하자' 등이 있다. 심지어 방사능폐기물처리장(아래 방폐장) 유치를 위해 경주와 경쟁했던 도시로 방폐장과 한국수자원공사(아래 한수원) 본사를 다 옮겨가라는 글귀도 보인다.

이는 한수원 본사 이전에 대한 의견이 크게 셋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북면과 양남면 주민들은 방폐장이 들어서는 곳인 만큼 한수원 본사도 당연히 자신들이 사는 지역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한다(방폐장은 양북면 봉길리에 들어선다).

이와 관련, 필자는 이 지역에 있는 한티마을을 지나가다 어르신을 한 분 태웠다. 이 얘기를 꺼내자 어르신은 열을 올리셨다. "아, 우리더러 알맹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묵으라는데 참을 놈이 어디 있노? 아니, 껍데기가 아니라 쓰레기지. 암, 쓰레기고 말고." '알맹이'인 한수원 본사는 들어오지 않고 '껍데기', 아니 '쓰레기'인 방폐장만 들어온다고 해서 화가 난 것.

그러나 경주시내에 사는 이들은 생각이 다르다. 경주시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한수원 본사가 경주시내로 이전하길 바라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한수원 노조는 본사 이전의 절차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노조의 동의 없이 본사를 경주로 이전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비판이다.

양남 네거리에 걸린 펼침막.
양남 네거리에 걸린 펼침막. ⓒ 정판수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 ‘달내마을 이야기’에 나오는 ‘달내마을’은 경주시 양남면 월천마을을 달 ‘月’과 내 ‘川’으로 우리말로 풀어 썼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이 ‘다래골(다래가 많이 나오는 마을)’ 또는 ‘달내골’로 불리어졌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