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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한 삼촌을 좋아라 따르는 조카들.
몸이 불편한 삼촌을 좋아라 따르는 조카들. ⓒ 박준규
최근 어린아이들이 난폭해지며 그로인해 성장 후 비행청소년으로 될 확률이 크다는 식의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어린아이의 난폭성이 문제가 아니라 왜 그 아이가 난폭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찾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일일 것이다.

보통 아이가 상식 이상으로 주위가 산만하거나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폭력을 자주 쓴다면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선 정신과 상담부터 받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이유로는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폭력성을 띤 어린아이들 일부 중에는 태어날 때부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기 치료가 필요한 장애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이가 좀 산만하고 시끄러우면 ‘아직 어려서 그러겠지’하며 방치하거나 좀 심하다 싶으면 부모들이 일명 ‘사랑의 매’라는 명분으로 아이를 구타해 잠시 제압시키는 방법으로 순간을 모면하고 있지만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아주 좋지 않은 방법 중 하나다.

보통 아이 같으면 어릴 적 활발함이 지나쳐 말썽까지 부릴 수는 있지만 도를 넘어 산만하거나 폭력성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조기에 적절한 전문치료가 필요하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럼 이런 장애는 어린아이만 갖게 되는 걸까? 주의력결핍과잉장애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아기(1~2세) 때는 장애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쉽게 진단을 내릴 수는 없고 학령전기(3~4세) 때는 아이들이 활동적이어서 이때도 쉽게 장애여부를 판단하기 힘이 들며 학령기(학교입학시기)에는 학령기 때보다 행동의 제재를 더 받게 되므로 주의력결핍과잉장애의 증상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때이다.

또한 청소년기(14세~18세)기에는 홀로서려는 의지는 강한데 얽매인 수업이나 주의에서 자신에게 그 무엇들을 강요하게 되므로 자신의 존재가 작아지게 될 때이다. 이 시기에 비행에 빠질 확률이 크다. 마지막으로 성인기(20세 이상) 때는 주의력결핍과잉장애가 연구에 의하면 30-70%의 경우 성인기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이 장애의 특징은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모두 걸릴 수 있는 것이나 보통 이 장애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쳐 더 큰 장애로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봐서라도 이젠 우리의 아이들이 지나치게 주의가 산만하다거나 폭력성이 강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 병을 더 키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될 것이다.

상담 받기 전 가정교육부터 신경 써야

여기서 잠시 사담을 하자면 개인적으로 기자는 아이들이 정말 싫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한 이유로 학교를 오갈 때나 동네에서 놀 때, 친하지 않은 아이들이 내 주의를 지나쳐 갈 때는 꼭 하는 행동이나 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아주 희한한 눈으로 훑어보고 지나간다거나, ‘야, 바보?’ 또는 ‘어이 병신?’ 하고 도망가는 아이들. 심지어는 ‘야? 술 먹었냐?’ 등 어린 나에겐 큰 상처가 될 말들만 골라서 하고 지나가곤 했었다.

허나 모든 아이가 그러 했겠는가? 친한 아이들은 계단 오를 때나 험한 길 갈 때 손 잡아주고 가방 들어다 주고 같이 놀 땐 일반아이들 대하듯 장난도 잘 쳐주고. 이렇게 양분되어 주위 아이들은 갈라져 있었다.

그런 세월이 흐르고 흘러 지금의 아이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와 비교해 지금 녀석들을 보면 그때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장애인) 같은 사람이나 자신보다 좀 약해 보이는 사람에겐 거침없이 자기 하고픈 얘기를 내뱉곤 한다. 내 어린 시절보단 그래도 요즘 아이들이 성숙해져 오히려 저학년들이 그런 생각 없는 말을 내뱉는다.

전엔 한 아파트 사는 꼬마들이 내가 지나가니까 뒤에서 한마디 내뱉는다. ‘어이, 장애자? 어디 가?’ 하고. 하도 어이없어 뒤돌아보니 OO호 사는 꼬맹이들이다. 생각 같아선 당장 그 부모를 찾아가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 집 부모들은 늘 낮엔 집에 없는 듯해 그냥 가던 길을 가버렸다. 그 후도 그 녀석들은 멀리서 내 모습만 봐도 한마디씩 던지고 도망다녔다.

반면 그 또래 아이 중 한 녀석은 부모님이 모두 학원 강사다. 해서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녀석은 나만 보면 환하게 웃으며 멀리서도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는 기특(?)한 아이다. 그래서일까? 난 지금도 가정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 아이가 어떻게 자라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와 그 가족들의 몫이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표현이 있듯이 아이들은 부모와 가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아이의 성격도 일찍 틀을 잡게 되는 것이다.

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의산만에 폭력성을 띤 아이들을 보면 그 부모를 흉봤는데 ‘주의력결핍과잉장애’라고 이름 지어진 또 다른 장애란 걸 알고부터 내 자신이 좀 한심스러워졌다. 아이들의 산만함을 무조건 부모 탓으로 돌렸다니 하는 생각으로.

허나 그 장애판정이 있기 전까지는 가정교육 즉, 부모와 가족들은 아이에게 최대한의 사랑을 가지고 교육시키려 노력해야할 것으로 생각하는 바엔 변함없다. 마찬가지로 장애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병원치료 후 가정에서도 더 많은 사랑으로 대해줘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정교육과 가족들간의 사랑은 식어선 안 될 뜨거운 힘이 되어 바탕되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다음>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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