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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민중신학자대회가 열렸다. 발제자들은 민중과 함께 할 때 한국교회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민중신학자대회가 열렸다. 발제자들은 민중과 함께 할 때 한국교회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박지훈
한국교회에 대한 성찰과 함께 교회개혁을 향한 대안점을 고찰해 보고자 한국민중신학자대회가 지난 1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발제자들은 현재 한국교회의 배타성, 목사들의 반인륜적 행동, 사회적 문제에 대한 외면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기복주의 신앙관 철폐, 민중들의 고난에 참여, 사회운동과 유기적 관계성 회복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최정의팔(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목사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계신교의 입장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붉은악마 개명운동, 사학법 재개정, 목회자 세금납부 반대, 소설 <다빈치코드>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 등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자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진관(성공회대학교) 박사도 '한국교회의 모순과 위기, 그 민중신학적 대답'이란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문제로 ▲물질축복 중심 ▲물량주의적 메시지 ▲세습 목사들의 반인륜적 행동 ▲설교 목사들의 막말 난무 ▲비지성적 설교 ▲목사의 제왕적 군림 ▲비민주적 교회 제도 ▲여성 비하 ▲극단적 보수성 등을 꼽았다.

권 박사는 "이제 한국교회 목사들은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위험인물처럼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한국교회 문제점을 문자주의와 근본주의에서 원인을 찾았다. "한국교회는 예수 당시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을 살피지 않고 단지 문자적 해석에만 치우쳐 현 시대 상황과는 맞지 않게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런 문자주의와 근본주의는 반지성주의를 낳았으며 결국 배타주의로 귀결한다는 게 권 박사 설명이다. 현재 기독교의 열성적 배타주의자들은 불상이나 단군상을 손상시키는데 앞장서는 현실은 이를 잘 보여준다.

권 박사는 구원론의 문제점도 거론하며 현재 구체적 삶의 변화 없이 쉬운 구원론, 숫자 놀이에 불과한 구원론에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예수가 생각했던 구원은 사회적 구원이며 이는 정의와 평화가 넘쳐나는 사회를 의미한다. 교회가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유기적 관계성을 맺어야 할 이유기 여기에 있다."

이런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은 결국 타종단에는 없는 '안티'들을 낳았다. 최정의팔 목사는 "안티 기독교를 이끄는 운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 시절 신앙생활을 한 젊은이였지만 지금 그들은 분노하며 기독교를 없애야 한다고 흥분한다"고 말했다.

또, 기독교 신도 감소라는 결과도 낳았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개신교 인구는 860만으로 1995년에 비해 14만여 명의 신자가 줄어들었다고 발표해 개신교계를 큰 당혹감에 빠트렸다. 반면 천주교와 불교 신도 수는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이뤘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개혁돼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최 목사는 민중과 함께 하는 한국교회, 민중을 섬기고 십자가 속에서 예수를 발견하는 교회, 오늘 이 땅에서 예수를 만나는 한국교회, 모든 차별을 극복하고 평등 공동체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박사는 교회가 이 세대의 봉사자로 거듭나야 예전 민중에 봉사하는 위대한 전통을 되살리고 민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종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는 청년 문제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고상균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 전국연합회 신학위원장은 '청년은 교회의 알카라인 건전지가 아니다'란 발제를 통해 "(교회가) 교회 유지를 위한 과도한 사역 강요, 교회 운영과 여론 수렴에 있어 수동적·순종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며 "청년에 대한 인식 변화, 비판적 교회 교육 실현, 청년 조직 활성화가 한국교회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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