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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가 민선시대 이후 없앤 시장관사를 다시 신축하기로 하는가 하면, 의전용 차량을 고급차로 교체하기로 해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구나 관련 예산을 심사한 목포시의회는 지역사회단체와 주민들의 비판 여론에도 관련 예산을 일부만 삭감한 채 통과시켜 지방의회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현재 목포시장이 사용하는 전용차량, 2800cc 체어맨으로 구입 2년을 갓 넘겼다.
ⓒ 정거배
목포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정종득 시장이 임대로 사용하는 아파트가 비좁아 민원인들을 접견하기 위해 관사를 새로 짓기로 했다"며 관사신축 설계비 4천만원을 책정, 지난 18일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목포시장 관사는 60평 부지로 부지매입비 3억원과 건축비 4억8천여만원, 설계비 4천여만원 등 8억1천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목포시는 또 의전용 차량 구입비로 6400만원을 책정에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목포경실련 등 지역사회단체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을 교체하는 것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하고, 시의회 심사에서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들 단체는 관사 신축에 대해서도 "민선 자치 이후 관사는 역사적 유물이 되고 있는 시점에 다시 신축하는 것에 납득할 수 없다"며 계획 자체를 폐기할 것을 시에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목포시는 민선 2기 때인 지난 1998년 시장관사가 담당 일용직 직원 인건비를 비롯해 1년 유지비만 1억원 정도 지출되고 있다면서 예산절감을 위해 관사를 매각했다. 인근 전남 영암군도 민선시대 이후 시장 관사를 민원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으며, 신안군 역시 관사를 매각했다.

목포시가 의전용 차량을 새로 구입하겠다는 계획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정 시장이 사용하는 차량은 구입한 지 2년을 갓 넘긴 2800cc급 체어맨이다. 규정에 정해진 내구연한 6년도 채우지 않은 차량이다.

그러나 목포시에 따르면 "시장 부인이 공식 행사 참석 등 의전용으로 사용 중인 1500cc 누비라 승용차가 지난 1999년식으로 내구연한을 넘겼기 때문에 교체하기 위해 이번에 차량구입 예산 6400만원을 의회에 상정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목포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사용하는 체어맨 승용차를 의전용으로 돌리고, 새로 구입할 예정인 3200cc급 체어맨을 시장 전용차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포시의 설명대로 해석하면 시장 부인이 타던 1500cc 차량을 3200cc급 체어맨으로 교체한 후 시장이 타던 2800cc급 체어맨을 의전용 차량으로 돌리고, 새로 구입한 차량을 시장 전용차량으로 쓰겠다는 것.

이에 대해 28일 목포시 관계자는 "새 차를 구입하게 되면 현재 시장님이 사용 중인 체어맨 승용차는 사모님이 공식 행사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이나 기업인들을 목포로 초청했을 때 사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목포시의회는 지난 26일 예결산위원회(위원장 이기정)에서 시장관사 신축공사 설계용역비 4천만원 가운데 1천만원을 삭감한 채 사업 자체를 승인해 줬다. 또 의전용 차량 구입비도 6400만원 중에서 500만원만 삭감 한 채 승인해 줬다.

▲ 목포경실련 등 지역사회단체는 28일 오전 시의회가 엉터리 심사를 했다며 재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 정거배
그러나 앞서 열린 시의회 해당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는 관사신축 설계비 4천만원은 전액 삭감했고, 차량구입 예산은 1천만원을 삭감했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심사에서는 관사신축 설계비 4천만원 중 1천만원을 삭감해 통과시키고, 의전용 차량 구입비도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삭감한 1천만원이 아닌 500만원만 삭감하고 통과시켰다.

그러자 28일 오전 목포경실련과 목포문화연대, 목포환경운동연합 등 8개 사회단체는 목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예산안을 졸속을 뛰어넘어 엉터리 심사를 했다"며 재심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인 이기정 의원은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심사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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