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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이자 토요일 주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과 가평군 설악면에 자리한 유명산을 찾았다.

유명산은 원래 지형도 상에는 산 이름이 없다. 다만 옛 지도에는 이곳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 해서 마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재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유명산으로 알고 이곳을 찾고 있으며 지역에서도 유명산으로 부르고 있다.

그 이유는 1973년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 등산 중 잠시 이곳에 머물게 되었는데 이곳 산이 딱히 부를만한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당시 일행이었던 진유명 씨의 이름을 따서 산 이름을 유명산으로 불렀던 것이 오늘날 유명산으로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유명산은 그 높이가 862m이며 양평군 옥천면에 있는 용문산(높이;1157m)에서 북서쪽으로 뻗어내려온 능선 끝에 솟아 있다.

또한 주위에는 어비산(829m)·대부산(743m)·소구니산(660m)·중미산(834m) 등이 있으며 남쪽산은 비교적 완만하며 북동쪽은 급경사의 계곡을 이루고 있다.

등산 코스로는 설악면 가일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제1코스가 있고 제2코스로는 용문산, 가일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오전 10시 우리 일행은 유명산 입구에 도착해 주차료 3000원을 지불하고 주차장에 들어서니 벌써 주차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약20여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으며 주차장 주변에는 갖가지 용품 및 먹을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행은 차에서 내려 산 입구에 도착, 입장료1000원(어른1인당)을 지불하고 산을 향해 조금 걷다보니 주변에 산림문화휴양 관과 오토캠프장, 그리고 숲 체험코스 등이 있었다. 특히 전국의 명산에서 자생하고 있다는400여종의 자생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자생식물원이 있다는데 놀랐다.

그곳을 지나 조금 오르다보니 삼거리가 나오며 그곳에는 유명산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 내용에 의하면 오른쪽방향, 등산로를 이용하면 정상까지는 약1.8㎞이며 왼쪽방향은4.2㎞를 가야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오른쪽 방향(1.8㎞)으로 정하고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등산로는 흙길과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져 비교적 오르기가 수월했다. 1시간 정도 오르다보니 정상에 도착했다.

▲ 억새풀.
ⓒ 최명남
정상에 올라 오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믿기지 않는 풍광이 펼쳐져 있었다. 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억새풀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평지가 아닌 862m 높이의 산 정상에 말이다. 일행은 기념사진 몇 장을 찍고 그곳에서 동동주1병을 오이와 각종 과일을 안주삼아 나눠 마시고 곧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오를 때는 약1.8㎞의 산을 올라왔지만 하산 길은 4.2㎞를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단, 점심은 하산 길 계곡에서 먹기로 하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 길은 올라오는 길과는 다르게 길 주변에 자생하는 꽃들이 의외로 많았다.

▲ 길 옆 야생화
ⓒ 최명남
구절초꽃을 비롯하여 그 모양이 투구를 쓰고 있는 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투구꽃들이 하산 길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이곳 길목에는 이름모를 야생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길옆 나무에는 간간히 산림청에서 붙인 듯 나무 이름을 새겨놓은 푯말을 볼 수 있다. 약20분 정도를 걸어 내려오다보니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하산을 하려면 계곡의 옆길을 따라 약4㎞를 내려가야 한다는데 있었다.

이 길은 돌로 만들어진 길이다보니 젊은 사람들은 별문제가 없지만 연세가 드신 중년들은 관절에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 이런 문제만 없다면 이 길은 맑고 청아한 물소리를 교양곡 삼아 하산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5개나 되는 아름다운 작은 소(물웅덩이)들과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하고 뒤늦은 점심식사를 즐겼다. 메뉴는 김밥과 도시락, 고구마, 떡이 전부였다. 하지만 뒤늦은 점심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남김없이 모두 비웠다. 물론 쓰레기는 되가지고 왔다.

▲ 정상에 외롭게 서있는 소나무
ⓒ 최명남
점심을 마치고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약30분 정도 오다보니 주차장이다. 주차장 근처 주막집에 들어가 우리일행은 산사춘 2병과 도토리묵을 안주 삼아 잠시 산행의 피로를 풀고 담소를 즐기다 집으로 돌아왔다.

한편 유명산은 서울에서 가깝고,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에 청평호가 있어 가을이면 주말마다 등산객 및 관광객 2000여명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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