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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변호사.
고승덕 변호사. ⓒ 오마이뉴스 남소연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 이틀째 금융시장은 일단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11일 2차 핵실험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다시금 증시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투자자들은 서둘러 팔고 나와야 할지, 아니면 저가매수를 노려야 할지 혼란스럽다.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추가낙폭 제한"과 "저가매수 금물"로 엇갈린다.

개인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배두열(32·회사원)씨가 나섰다. 배씨는 2년 전부터 매월 5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를 하고 틈틈히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자산운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고승덕 변호사를 만나 투자해법을 들어봤다.

"문제는 앞으로 두달을 어떻게 버티느냐..."

- 북한 핵실험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향후 2차 핵실험 우려도 있고 직접투자에 넣은 돈은 뺄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 불확실성이 걷히려면 2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결국 불확실성이 좋은 방향으로 걷히느냐, 나쁜 방향으로 걷히느냐가 남아 있는데 현재까지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당장 2달 동안의 불확실성이 우려스럽다면 지금 빼는 것도 좋지만 자금 운용의 여유가 있다면 2달 정도는 관망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 주가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되는 것 아닌가.
"앞으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론 군사적 제제 가능성은 약하다고 본다. 결국 2달 정도 불확실성이 지나고 나면 핵실험이 주는 악재효과도 크게 무뎌질 것이다. 문제는 2달을 어떻게 견디느냐에 달려 있다."

- 과거 북핵은 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났다. 이번에는 어떨 것으로 보는가.
"분명한 것은 이번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번 핵실험은 현재로선 악재해소 보다는 새로운 위기 국면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과거와 달리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핵실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제제강도가 문제라는 점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는 크게 유엔과 미국 차원의 두가지가 있다. 유엔차원의 경우 중국에서 군사제재에 대한 반대가 강하기 때문에 군사제재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유엔차원의 경제제재가 이뤄진다면 이는 우리나라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

결국 미국차원의 군사제재가 핵심이다. 미국이 군사제재에 나설 경우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부문이 얼어붙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의 공식 발표 등 여러 움직임을 보면 군사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게다가 미국의 전쟁 스타일로 볼 때 과거 이라크를 공격했을 때 2년 이상 준비를 했다. 군사공격을 하더라도 가까운 시일내에 하지 않는다. 결국 최악의 상황은 예견되지 않는다."

- 2달간의 불확실성 기간 동안 추가로 주가가 하락하면 우량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할 계획이다. 업종별, 혹은 종목별 접근법은.
"주가는 실물에 선행을 한다. 오는 4분기가 미국 경기의 저점이다. 결국 이르면 이번달부터 미 증시는 바닥을 치고 늦어도 1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황의 경우 내수 경기는 내년 1~2월이 바닥일 것으로 보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주가가 이보다 3개월 선행한다고 보면 내수주는 지금(10월)이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수출주는 그동안 꾸준히 오름세를 탔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내수주는 예상보다 견고한 오름세를 보일 것이고 수출주는 더 빠질 것이다. 우량주 가운데서도 내수주 위주로 분할 매수 하는게 좋다."

"우량주 중 내수주 위주 분할 매수하는 게 유리"

개인 투자자 배두열씨.
개인 투자자 배두열씨. ⓒ 오마이뉴스 김연기
-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의 경우 오히려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주식비중이 60%다. 주식비중을 줄여야 할지 아니면 빠질 때 오히려 늘려야 할지 모르겠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당일 투자문의가 많이 왔다. 그들은 이제 악재가 해소됐다고 보고 저가에 매수하려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성급하다. 이번 핵실험이 과거하는 질적 차원에서 다른 만큼 좀더 기다려봐야 한다. 일시에 주식비중을 늘리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다만 불확실성 기간을 2달로 보았을 경우 이 기간에 분할해서 매수하면 좋을 것이다."

- 펀드도 종류별로 특징이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펀드는 무엇보다 가입기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보통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짜리 투자를 많이 하는데, 2년을 예상하고 투자할 사람은 북한의 핵실험과 상관없이 블루칩 중심으로 투자하면 무난하다.

다만 1년짜리는 조심할 부분이 있다. 1년짜리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 세게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 조정에 크게 당할 가능성이 크다. 또 블루칩 위주로 짜여진 펀드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수출이 내년 상반기 조정을 보이는 반면 내수는 이때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년짜리 가입한다면 내수주 비중이 높은 펀드가 유리하다."

- 단기간에 돈이 필요해 환매를 해야 한다면 언제쯤 하는 게 좋을까.
"급한 돈이 필요하다면 당장 환매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 증시가 2달간의 불확실성을 견디고 난 후 그 기간에 수익이 어느정도 더 떨어질지 예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핵실험 발표 다음날 반등을 하긴 했지만 강한 하락에 비하면 약한 반등이었다. 이 경우 추가하락 가능성이 크다. 2달의 불확실성 동안 탄력보다는 조정의 가능성이 크다. 급한 사람은 바로 환매를 하는 것이 좋다."

- 북한 핵실험과 상관없이 현재 우리의 경제 펀더멘탈은 어떤가.
"아주 좋다. 다만 유일하게 투자가 약하다. 실적도 견조하다. 그러나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 하지 않고 배당이나 다른 방법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에 문제다. 펀더멘탈은 분명 착실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 갔던 외국인들의 입질 시작됐다"

- 외국인들은 북한 핵실험 이후 계속 주식을 사고 있다. 결국 외국인 투자동향이 관건으로 보인다. 향후 외국인들의 투자 전망은.
"나 역시 처음에는 북한 핵실험 이후 외국인이 샀다는 게 의아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번을 계기로 국내 시장에 대한 입질을 시작했다고 본다. 보통 외국인 투자자의 특성은 오늘 사서 당장 며칠 안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2~3달 계속 기조를 유지한다. 특히 핵실험 터지고 나서 사는 걸로 봐서 외국인들의 입질은 시작됐다. 다만 추세적 확인은 어렵다.

북한 핵실험이 터지기에 앞서 외국인들이 그동안 주식을 많이 팔았는데, 이는 환율하락과 중국증시 상승의 영향이 컸다. 올해 중국증시가 최대 상승을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을 중국이 흡수하고 우리가 이를 상대적으로 빼았겼다. 하지만 10월이 지나면 중국으로 자금유입 효과는 일단락이 되고 국내 매수세 여력이 커질 것이다 10월이 고비가 될 것이다. 이제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됐다."

- 고 변호사는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인가.
"사실 지난 9월 이후로 투자자문사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핵실험 전에 우리 증시가 얼마나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 부담스러웠다. 개인적으로 1376포인트를 중기적 꼭지로 봤다. 실제 증시가 지난달 말 1300포인트 후반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이 때부터 관찰을 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자금을 단기 금리형으로 전환해서 운용했다. 다행히도 이 때 북한의 핵실험이 터져 일단 100% 보호가 됐다. 앞으로는 2달 정도 더 관망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 기간에도 수출주보다는 내수주 위주로 주의깊게 지켜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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