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임진강 너머 스토리사격장이 있다. 미군이 붙인 리비교(북진교)를 넘어야 하는 요새다. 민통선지역에 위치한 스토리사격장은 우리의 문화주권이 침해받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 박신용철

▲ 스토리사격장 내 몬타나사격장 전경. 주민들은 지하시설에 보이는 건물에 첨단 장비들이 설치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가운데 원주김씨 고분군이 보인다. 경기도에 지정문화재 신청을 했지만 국방부의 출입불허로 조사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 박신용철

미군 종합훈련센터로 변모하고 있는 파주 스토리사격장에 고려·조선시대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무런 보존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 스토리사격장은 파주시 진동면, 군내면, 장단면 일대에 산재해 있던 미군 2사단 훈련장 중 하나였다.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LPP)이 체결되면서 미국 주 이름을 딴 유타(대전차사격장), 몬타나(기관총사격장), 워싱턴(폭파사격장), 오래곤(M203 유탄발사기사격장) 등 10개 실사격훈련장이 스토리사격장 부지 내에 조성되었다.

육군사관학교 화랑대연구소는 2004년 9월 13일∼2005년 7월 20일까지 스토리사격장 조성 부지 79만9326㎡에 대한 문화재지표조사를 실시했고 10여 개의 문화유적이 발견되었다. 문화재청은 이같은 내용을 10월 초경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했다.

화랑대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몬타나 사격장 부지(2004년 9월 13일∼2005년 7월 20일)에서 원주김씨 묘역, 유물산포지 3곳(조선후기∼일제시대)이 확인되었다.

아이다호, 워싱턴, 오레곤, 캘리포니아 등 4개 사격장 부지(2005년 4월 18일∼7월 20일)에서는 춘양동 유물산포지(백자편 등 조선시대), 영친왕의 외숙부 심원택 고택지 및 연못 터(조선 후기 99칸 한옥 터), 고려 후기 문신 '원관 묘', 명산동 고묘(조선 초), 운성부원군 박종우 묘(연천군 향토유적), 의빈권씨 묘가 확인되었다.

앨라바마,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조지아, 뉴멕시코 등 5개 사격장 부지(3차 조사, 2005년 7월 18일∼7월 20일)에서는 조선후기 문신 '장홍군 묘'와 경기도유형문화재인 파주 '마애사면석불(고려시대)'이 확인되었다.

조사보고서에 명시된 운성부원군 박종우 묘와 파주 마애사면불(고려시대)는 향토문화재와 경기도 지정문화재다. 이는 군 당국이 문화재 당국과 사전 협의 없이 미군기지로 공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한미군은 2004년 1월 2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등 215만평에 스토리사격장 공사를 시작했다. 미군 측은 공사를 하면서 기지 내 천연자원조사와 문화재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지만 문화재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조사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문화유산연대·파주녹색환경모임 등은 스토리사격장 공사 직후인 2004년 1월 국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표조사를 실시하고 보존대책을 수립한 후 공사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스토리사격장 내 문화재 문제는 2004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중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미군기지라도 국내법 적용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를 계기로 한미양국은 2005년 '주한미군기지내 문화재조사 절차서'를 체결했고, 올해부터 2011년까지 미군기지 내 문화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6일 "매장문화재 신고지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측이 사격장 조성시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되며 주한미군 공여지이므로 우리 청이 직접 조사할 수 없다"며 "올해 7월 7일 '주한미군기지내 문화재보호합의서'가 체결되어 주한미군기지 내 문화재보호에 기반이 마련됨으로써 향후 이 지역 문화재의 적절한 보호가 될 수 있도록 미 측과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문화유산운동가 김성한씨는 같은 날 "문화재청이 의지가 있었다면 스토리사격장 내 문화재 문제를 SOFA문화재보호분과를 통해 공식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미군기지 문화재조사절차서 체결과 문화재 조사의 계기가 스토리사격장 문제에서 비롯되었는데도 이에 대한 해결 없이 다른 기지들부터 조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 뉴멕시코 텍사스 사격장. 파주 사면마애석불이 위치해 있다. 경기도 지정문화재이지만 미군훈련장 내에 있어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 박신용철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