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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집 늦둥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가을운동회에 다녀왔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고운 꽃들이 뒹굴고 뛰고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모든 게 다 예뻤습니다. 선생님도, 구경나온 어른들도, 운동장도, 가을 하늘도….
고사리손들의 소망으로 맑게 갠 하늘, 그 하늘 아래 펄럭이는 만국기, 운동장 남쪽에 자리잡은 개선문, 이마 푸른 띠, 마음씨 좋게 생긴 교장선생님이 파이팅을 외칩니다. 흰 체육복 차림의 여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1학년 아이들이 색동옷을 입고 남자 여자 짝을 맞춰 무용을 합니다. 어른들은 덩달아 어깨가 으쓱거립니다.
딱총을 잡은 선생님이 딱! 출발을 알리는 화약총을 울렸습니다. 청군 백군 응원석에선 일제히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아이들은 젖 먹던 힘까지 쏟으며 비호같이 내달립니다.
우리집 은빈이는 80m 달리기에서 2등을 했습니다. 6명이 뛰었는데 뒤에서 2등을 했습니다. 시골학교를 다닐 때는 3명이 뛰면 2등을 했었는데, 도시 애들이 달리기를 더 잘 하는가 봅니다. 잘했다고 엄지손가락으로 우리 딸 최고라는 사인을 보내니 은빈이도 활짝 웃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가을 운동회,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 펼쳐졌습니다. 하나도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동심이 뭉게구름처럼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모두 대한의 어린이들입니다.